가전업체 해외 DTV생산 크게 늘려

 국내 가전업체들이 해외 TV 생산공장을 디지털TV(DTV)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내년도 2800만대, 2006년 4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D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존 아날로그TV 라인을 축소하는 대신 DTV 생산라인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멕시코 현지공장에서 DTV 생산에 들어간 데 이어 중국, 동남아, 유럽 현지에서 PDP·DLP·LCD·프로젝션 TV 등 다양한 종류의 DTV를 양산중이다. 최근에는 스페인 공장을 슬로바키아로 이전, DTV를 생산하면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대륙별로 생산 거점체제를 구축, DTV 전송방식이 확정된 미국, 호주, 유럽 등지에서 현지 물량을 100% 조달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올해 말 전송방식이 확정되면 중국 현지 공장의 DTV 생산라인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오는 2005∼2006년 전송방식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 지역 공략을 위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지의 생산 공장에서도 본격적인 DTV 양산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유통되는 DTV의 90%를 이미 현지에서 생산중이다.

 LG전자(대표 김쌍수)는 차세대 승부사업으로 선정한 DTV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북미, 유럽, 아시아 등지의 현지공장에서 아날로그TV 대신 PDP·LCD TV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북미지역은 멕시코 레이노사 공장을 전진기지로 PDP·LCD TV 등 DTV 전 제품의 생산·판매 체제를 구축중이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 생산법인에 2005년까지 약 9000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며, 기존 5개의 생산라인을 지난해 7개로 늘리고 이 중 3개의 라인을 DTV 생산라인으로 전환, 연간 50만대 규모의 DTV 생산체제 구축을 완료했다. 또한 기존 아날로그TV 생산라인을 점차 줄여가는 대신 CRT·LCD·PDP/PJT TV 등 3개의 DTV 생산라인을 오는 2005년에는 12개로 증축해 DTV 생산량을 연간 300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LG전자는 미국이 오는 2007년까지 모든 DTV에 튜너 장착을 의무화함에 따라 북미 지역 DTV 시장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판단, 생산라인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오는 2007년 말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유럽의 경우 폴란드 공장을 조기에 DTV 생산기지로 전환해 디지털 생산설비를 확충해 나가며, 향후 최대의 잠재시장인 중국은 기존 선양공장에 추가 DTV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사업역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과 첨단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설 및 R&D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