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31일 다시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는 등 메이저급 신규 상장·등록 종목들이 증시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연말 이후 주식시장에 새로 들어온 새내기 IT주 가운데는 해당 업종에서 업계 1, 2위를 다투는 우량 종목들이 적지 않다. 디스플레이 대표 기업인 LG필립스LCD 이외에 레인콤(MP3 플레이어), 엠텍비젼·코아로직(카메라폰 부품), 텔코웨어(무선 인터넷 솔루션) 등은 모두 자기 분야에서는 최고의 기업들로 손꼽히는 업체들이다.
이들은 업계 대표기업들로 상장·등록 심사 통과나 공모, 매매거래 시작 때마다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상장 및 등록 후 주가는 이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LG필립스LCD는 3만4250원을 기록, 공모가 3만4500원을 다시 밑돌았다. 코스피200으로의 편입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게 단기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상장 당시 공모가를 당초 목표보다 하향한 바 있고 여전히 세계 1, 2위를 다투는 기업의 주가치고는 초라한 수준이다. 고성장이 기대되는 무선 인터넷의 대표주로 꼽히는 텔코웨어도 고전중이다. 이날 주가는 1만900원으로 아직 공모가 1만2000원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공모주 미달 사태를 겪기도 했던 코아로직도 최고의 영업이익률과 고성장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거래일 수가 적지만 주가는 공모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올 초 등록해 상반기 고주가로 부각됐던 레인콤과 엠텍비젼도 최근에는 지지부진한 주가를 보이고 있다.
레인콤은 한때 12만4500원까지 오르기도 하며 코스닥의 새로운 황제주가 될 것처럼 보였지만 현재 주가는 2만3550원에 그치고 있다. 무상증자 100%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쟁 심화와 제품 가격 하락 등이 악재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때 5만원을 넘기도 했던 엠텍비젼도 공모가 2만5000원 수준에 임박해 있다. 엠텍비젼은 코아로직과 경쟁 관계에 있다. 하반기 휴대폰 업체들의 단가 하락 요구가 거셀 수 있고 두 회사간에 강력한 라이벌 관계가 형성되면서 주가는 제한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메이저급 새내기들의 고전은 이전 NHN이나 엔씨소프트·웹젠 등이 등록 후 꾸준한 주가 상승세를 보여준 것과는 뚜렷이 대비된다. 또 1년 전만 해도 신규 등록주들은 대부분 공모가 대비 2배 이상 올라 첫 거래를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경우도 거의 없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시장 데뷔 이후 초기 주가가 중요한 데 최근 공모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수급 요건으로 초반 주가가 좋지않은 종목들이 적지않다”며 “주목을 크게 받은 회사일수록 상대적으로 공모가가 높게 책정돼 실제 시장 데뷔 후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들 주가 부진은 IT 경기 하락이 주된 원인”이라며 “업계 수위권 종목들은 향후 시장이 활기를 띠면 먼저 부상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시점에서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은 뚜렷하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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