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미래전략 2010` 뭘 담았나

성장한계에 부딪힌 제1의 기간통신사업자 KT가 민영화 2주년을 맞아 2010년까지의 중장기 미래비전을 내놓았다. 음성통화량의 급감, 초고속인터넷 수요의 포화 등으로 고심을 거듭해오던 KT가 살아나갈 새 먹거리를 찾은 셈이다.

 그렇지만 지난 95년 향후 10년 비전으로 2005년 매출 30조원의 화려한 청사진을 내놨던 KT가 2004년 현재 계열사 매출을 다 합해도 17조원밖에 되지 않는다. KT가 신사업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규제 이슈를 제대로 돌파해 나가지 않는다면 또다시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다.

 ◇5대 신사업 뭘 담았나?=신사업 중 눈에 띄는 것은 통·방 융합시대에 대비한 컨버전스 서비스로 지상파DMB와 IPTV 등이 구체화됐다. 권행민 비전경영실장은 “위성DMB는 이동통신영역이므로 KTF가 참여를 타진중이며 KT는 텔레매틱스와 연계한 지상파DMB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프로토콜(IP)TV도 준비중이다. H.264, WMA9 등 규격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인터넷망을 활용한 컨버전스 서비스를 추진해 연매출 5000억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게임·방송 등 디지털콘텐츠 판권을 확보하고 별도 유통사업도 추진해 연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5대 신성장분야 중 휴대인터넷이 포함된 차세대 이동통신분야가 가장 큰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며 구체적으로 생산 유발 효과 16조4000억원, 부가가치 창출 효과 7조1000억원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KT 측은 전망했다.

 이 외에도 광대역통합망(BcN) 환경을 바탕으로 전자태그(RFID)를 포함한 u센싱분야와 텔레매틱스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으며 KT그룹의 강점을 활용해 시스템통합(SI), 시스템운용(SM) 사업을 추진한다.

 ◇규제완화와 통합 경영이 관건=KT의 미래전략을 구체화하려면 통·방 융합, 유무선 비대칭 규제 등 KT를 옭아매고 있는 각종 규제 변수들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KT가 이를 고려해 규제 이슈가 돌출할 부분에 대해 매출을 비교적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기술 융합에 따른 음성통화·인터넷매출 축소 등이 보다 빨리 진행될 것에 대비한다면 신규 영역 진출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자회사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강한 리더십도 필요하다. 현재 10여개인 자회사, 출자회사를 강하게 드라이브할 수 있는 경영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8조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에 부정적인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KT가 2010년을 기준으로 설비투자(CAPEX)를 매출 15%로 낮추고 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이용경 KT 사장 일문일답

 -그룹 비전을 강조했는데 자회사 통합 계획이 있나.

 ▲현재로선 시너지 효과가 적다. 자회사가 강해야 모회사도 건실해진다. 규제환경이 유무선·별정으로 나뉘어 있어 독립적으로 사업하면서 협업하는 것이 낫다. KTF 단독으로 SK텔레콤과 경쟁하기에 무리가 있다. 파란닷컴이 다음이나 네이버 등과 경쟁하는 것도 힘들다. 각개 약진하면서 시너지를 높이겠다.

 -비전을 실천하는데 향후 리스크는. 통·방 융합 문제 없나.

 ▲KT 스스로의 체질 개선이다. 환경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 노사관계가 필요하다. 기술변화도 큰 위협요인이다. 연구개발력 제고를 통해 신기술을 긍정적으로 전환, 받아들이겠다. 규제리스크를 고려해 IPTV 등을 크게 반영하지는 않았다.

 -4G 투자 계획이 있는데 WCDMA는 투자 안하나.

 ▲KTF를 통해 사업권을 확보할 당시 약속을 지킬 것이다. 다만 시장활성화를 지켜보며 완급을 조절하겠다.

 -6년 간 18조원의 투자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나.

 ▲매출의 15%를 설비투자에 집행하겠다. 내년에 도래할 전환사채(EW) 상환을 감안하더라도 자금 조달에 별 무리가 없다. KT와 자회사의 현금유동성이 풍부하다. 높은 부가가가치를 창출해 투자자에게 환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