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LCD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유연성’과 ‘뚝심’으로 대비되는 시장 전략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업체는 최근 LCD시장이 공급 부족에서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면서 저마다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마케팅 특징은 시장 상황에 따라 라인 및 제품 구성에 수시로 변화를 줘 수익을 최대화하는 ‘유연성’. 반면 LG필립스LCD는 외부 환경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기존 라인업을 고수하는 ‘뚝심’을 강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시장 흐름에 순응하는 ‘유연성’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전체 대형 패널 판매량의 47%를 노트북 패널에서 이끌어 냈다. 반면 LG필립스LCD, AU옵트로닉스, CMO 등의 노트북 패널 판매 비중은 33%∼16%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에 판매실적중 노트북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33%. 두 달 사이에 14% 포인트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전자가 노트북 패널 판매를 늘리고 있는 것은 수요 감소를 보이는 모니터, TV와 달리 노트북 패널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가 가격 하락폭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모니터, TV 패널 판매량이 모두 줄어든 지난 7월에도 전세계 노트북용 패널 판매량은 전달에 비해 4% 성장했다. 반면 TV 비중은 3.9%로 지난 5월의 6%에 비해 줄어 들었다. 삼성전자 측은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L4, L5 라인을 노트북과 모니터, TV를 모두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제품 및 라인을 적절히 대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흐름에 따라 수시로 제품과 라인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셈이다.
△LG필립스LCD,‘뚝심’으로 안정된 시장 확보
다른 기업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제품 구성을 바꾸고 있는데 비해 LG필립스LCD는 우직한 편이다. 지난 1년 동안 노트북 패널의 경우 30% 안팎, 모니터 패널의 60% 안팎, TV용 패널은 10% 이내로 일정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 노트북 패널 판매 비중을 높이기는 했지만 지난 5월에 비해서는 2% 포인트 높이는데 그쳤다. 또 TV시장 감소에 따라 경쟁사들은 TV용 패널 판매 비중을 크게 줄여가고 있지만 이 회사는 8∼10% 선을 꾸준히 고수하고 있다. LG필립스LCD가 이처럼 이렇게 뚝심 있게 버텨나갈 수 있는 것은 특정 1, 2개 고객 의존도가 높은 다른 패널업체들과 달리 각 제품마다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해 일정 판매 비중을 유지해갈 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필립스LCD가 삼성전자에 비해 라인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하고 안정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며 “타 기업들이 가격을 올린 지난해 연말 LG필립스LCD는 가격을 유지하기도 했으며 가격 하락기에도 가장 늦게 가격을 내리는 등 뚝심 있는 가격 정책을 펼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