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하라.’
소비자가 휴대폰제조업체들에 주는 따끔한 메시지다.
디지털 카메라를 능가하는 카메라폰, 게임, 전자수첩, 캠코더, MP3 등 다재다능한 기능을 갖춘 만능 휴대폰이 등장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소리도 높다. 이 같은 목소리는 일반 휴대폰 사용자들이 아닌 휴대폰 마니아층에서 나오는 얘기다. 국내 대표적인 휴대폰 사용자 커뮤니티인 세티즌닷컴(http://www.cetizen.com)에는 제조업체나 통신사업자들에게 주는 충고가 들어 있다.
이들의 충고는 매섭다. 예컨대 이들 사용자가 꼽는 기본 기능 중 하나는 통화시간. 대부분의 휴대폰은 총통화시간, 발신통화시간, 수신통화시간, 최근통화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재조정(리세트·reset)’ 기능이 있는 기종은 거의 없다. 한 사용자는 “월 단위로 매달 요금을 납부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리세트는 요금 가늠을 위한 필수기능”이라며 “화소수 등 첨단기술 경쟁 이전에 이런 기본적인 기능부터 꼼꼼히 챙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자전송시 선택사항으로 뜨는 ‘보통·긴급·특급’과 같은 메세지 종류기능을 비롯해 ‘옹헤야·스와니강·비발디사계’ 등 잡다한 벨소리도 대표적인 ‘쓸모없는’ 기능으로 꼽힌다. 반면 벨·진동 타이머전환, 수화음질, 전화번호부 호환 저장 등은 꼭 첨가·개선돼야 할 기능이라는 게 마니아층의 지적이다.
휴대폰 이용자 모임은 통신사업자가 기본기능에 충실한 저가형 휴대폰 출시를 제조업체에 요구해도 묵살되기 일쑤인 것 역시 이 같은 현상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티즌닷컴의 황규원 사장은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제품경쟁이 날로 가속화되면서 출고가는 천정부지로 높아지는 반면, 버그 발생은 빈발하고 기본 기능은 오히려 부실해지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바라는 휴대폰은 잘 쓰지도 않는 첨단기술을 자랑하는 값비싼 기기가 아닌, 기본에 충실한 ‘탄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