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메이커인 인텔이 국내 주요 휴대폰업체와 베이스밴드칩 공급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특히 맥슨텔레콤이 인텔 칩 탑재 제품을 연말께 선보이기로 했고 국내 메이저 업체들 역시 “성능이 검증되고 조건만 맞는다면 (인텔 칩을)채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어서 계약이 성사될 경우 퀄컴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주도의 국내 휴대폰 칩시장 지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유럽형이동전화(GSM)의 2.5세대인 GPRS칩과 3세대(3G)인 WCDMA칩을 잇달아 개발, 통신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키로 하고 한국을 세계시장 공략 교두보로 삼기 위해 국내 업체에 칩 공급을 우선적으로 추진중이다.
인텔은 실제로 다음주 부산에서 열리는 ITU텔레콤아시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빅3는 물론 맥슨텔레콤 등 중견 업체와도 칩 공급 및 제품 개발을 위한 접촉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의 주요 인사가 다음주 부산에서 팬택계열의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GPRS 및 WCDMA 공급을 위한 의사를 타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LG전자와도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이번 전시회에 션 멀로니 통신제품그룹 총괄 수석부사장이 퀄컴의 어윈 제이컵스 회장과 함께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인텔은 연내에 맥슨텔레콤을 통해 자사의 GPRS칩을 탑재한 휴대폰을 유럽에 출시할 계획이다.
맥슨텔레콤 관계자는 “덴마크 연구소에서 인텔 칩을 탑재한 휴대폰을 개발중”이라며 “연내에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특히 2년 전부터 시분할다중접속(TDMA)칩을 공급중인 삼성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칩벤더의 선정 기준은 성능”이라며 “삼성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시키면 누구와도 협조할 수 있다”고 말해 인텔 칩 채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WCDMA 칩 벤더로 퀄컴을 선정했고, 인텔을 포함한 여타 칩벤더들에도 문호를 열어 놓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인텔 칩을 탑재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연구소에서 (인텔칩을 휴대폰에 탑재하는) 테스트에 나섰다”며 “결과에 따라 인텔 칩을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신칩 시장은 퀄컴과 TI, 에릭슨 등이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과점체제를 이루고 있고 인텔은 지난해부터 GPRS칩을 개발, 통신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