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인공태양` 세계를 밝힌다

국제 에너지프로젝트 ITER시험 플랜트로 활용

우리 기술로 설계한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인 ‘한국의 태양(KSTAR)’이 세계 핵융합 발전플랜트시장을 선도할 기술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선도기술개발사업(G7)의 일환으로 추진한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가 향후 10년간 50억달러가 투입될 국제 미래 에너지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파일럿 플랜트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미국 에너지국(DOE)이 2600만달러, 일본 정부가 2000만달러를 투자해 KSTAR의 개발, 제반 부대장치 공동 개발 및 운영에 참가키로 결정하는 등 성과를 도출했다.

 KSTAR는 세계 최초로 초전도자석으로 제작하는 핵융합연구장치로서 ITER 설계상의 장점을 적용했다. 현재 기본·공학설계가 완료돼 분야별 장치 제작과 조립작업에 돌입해 7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07년 8월 준공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산하 핵융합연구개발사업단(단장 이경수)은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과 함께 △고진공 구조물 설계·제작기술 △특수용접기술 △대형구조물 정밀제작기술을 확립, 초전도 핵융합용 대형진공용기

 와 극저온용기의 제작을 완료했다. 특히 그동안 국제적으로 용접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던 수퍼 얼로이(Super Alloy)의 고난도 특수용접기술과 650℃ 고온 열처리기술을 확보해 ITER의 기본설계 자체를 업그레이드했다.

 ITER의 기준인 650암페어(A/㎟)를 넘어 800A/㎟급의 우수한 선·도체 가공기술을 확보한 것도 국제 핵융합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ITER이 요구하는 최대치를 넘어선 1050A/㎟ 기술까지 확립해 기술선도국으로 급부상중이다.

 최근 ITER협상회의에서는 이같은 우리의 기술성과를 반영, ITER 조달물품 중 초전도 선재, 진공용기, 블랭킷(Blanket) 등의 핵심 부품을 우리나라로부터 납품받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일본·EU·러시아·중국이 참여하는 ITER 프로젝트의 현금투자분을 현물(부품)조달로 대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반면 경쟁 상대인 중국의 핵융합연구장치인 ‘뚱팡불패’는 ITER로부터 성능과 안정성을 인정받지 못해 올해에만 1000만달러 상당의 현금투자부담을 안게 됐다.

 이경수 연구개발사업단장은 “핵융합발전은 거의 무한한 청정 에너지원(바닷물)을 이용해 인공 태양을 지구에 만드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기술”이라며 “선진국에서도 이미 그 실현 가능성에 주목, 지난 15년여간 15억달러를 들여 공학설계와 기술기술 연구개발을 완료했고 향후 10년간 50억달러를 투입해 연구장치를 개발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용어=핵융합은 태양 내부와 같은 극한환경(초고온플라즈마)에서 일어난다. 수소와 같은 가벼운 두 개의 원자핵이 합쳐지는 반응을 말하는데 그 과정에서 헬륨과 함께 막대한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연료인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반영구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공 태양’으로 인식된다.

사진; 우리나라가 미래 무한정청에너지원으로 여겨지는 핵융합발전 분야의 기술 선도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핵융합실험로 핵심장치인 초고진공용기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내 연구동에 조립·설치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