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나진전자월드 `앙금`털었다

용산 나진전자월드의 임대료 문제로 마찰을 일으켜온 관리업체 나진산업과 입주 상우회가 극적으로 문제해결에 합의, 상가 활성화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됐다.

2일 나진산업(회장 이병두)은 자사가 관리·임대중인 서울 용산의 나진전자월드 점포의 월 임대료를 이달부터 1년간 10% 인하하고, 임대업자가 2차 임차인으로부터 받는 전대(專貸)료도 10%이상 인하하기로 각 상우회와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나진산업은 경기불황과 신규 전자상가인 ‘스페이스 나인’오픈에 따른 상인들의 이탈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됐으며, 다른 상가의 임대료 협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합의서에 따르면 나진산업은 10% 인하한 임대료를 1년간 적용하고, 전대 점주에 대해서는 전대료를 우선 10% 이상 인하한 뒤, 점차적으로 최저 전대료 수준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인하해나가기로 했다.

이는 관리업체가 임대료를 인하한다해도 전대주가 전대료 인하에 반대하면 실영업자에게는 그 혜택이 돌아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나진은 향후 실영업자가 직접 임대해 영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강평구 나진전자월드 연합상우회장은 이와 관련, “상가 매장에 반납 공실 등이 발생할 경우 전대매장 실영업자에 임대권을 우선 배정키로 나진산업측과 합의했다”며 “이 때 모자라는 자금은 새마을금고 등을 통해 임대보증금의 50%까지 지원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정열 나진산업 사장도 “회사가 앞장서 임대료를 인하한 만큼, 전대주들도 실영업자에게 부과하는 임대료를 그 이상 깍아줘야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상우회측과 함께 전대료 인하를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일대 각 상가의 관리업체들과 상우회측은 그간 임대료 인하문제 등을 놓고 날카로운 대립각을 이뤄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경기악화의 지속과 함께 경쟁 이웃상가의 출현 등으로 “상가 공동화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양자간 협력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 나진전자월드를 계기로 임대료 인하는 물론, 실영업자 보호책 마련 등 ‘입주업체 모시기’ 경쟁이 전자랜드·터미널·선인 등 인근 타상가로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