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서울반도체 `敵으로…`

지난 2000년 8월부터 4년간 발광 다이오드(LED)사업 부문에서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어온 삼성전기와 서울반도체가 지난달 초 결별했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협력 업체 모임인 협부회 SD분과위원회의 회원명단에서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를 제외시키고 지난달부터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의 거래 관계를 사실상 종료했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은 휴대폰·디스플레이 등 업체를 대상으로 블루 LED·백색 LED 등에 대한 개별 영업 활동을 펼치는 등 협력 구도가 아닌 경쟁 구도로 돌아섰다.

양사의 이 같은 결별은 블루 LED 판가 급락 등의 주변 시장 환경과 LCD TV 및 모니터용 백색 LED 등의 고부가 제품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기 한 관계자는 “휴대폰 키패드용 블루 LED사업을 위해 칩을 제조, 서울반도체로부터 조립 임가공 후 판매해왔지만 최근 대만 업체의 대규모 설비 증설과 경쟁 심화 탓에 블루 LED의 판가가 40% 급락하는 등 아웃소싱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따라서 삼성전기는 패키징 원가 경쟁력 및 수율 향상 등 높은 품질 수준을 확보하고자 지난 6월 설립한 중국 패키지 생산 라인(월 1500만 개)을 적극 활용, 외주 비중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것은 물론 저부가 제품인 블루 LED의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시장인 LCD TV 및 모니터용 LED를 연내 개발, 내년 하반기 이후 본격 양산하는 등 고부가 제품인 백색 LED 중심으로 사업 전환할 예정이어서 양사 간 결별은 예정된 순서라고 삼성전기 측은 밝혔다.

서울반도체 측도 “단가 인하 압력과 삼성전기의 이원화 외주 정책에 따른 물량감소로 삼성전기와의 거래관계를 지속할 수 없어 OEM이 아닌 독자적으로 사업을 펼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매출의 60∼70%를 차지하던 삼성전기의 물량은 지난 2분기 13.4%로 급락했다.

또한, 서울반도체는 모니터용 백색 LED를 개발,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에 있는 등 고부가 제품에 경영자원을 집중할 계획이어서 비록 삼성전기와의 거래 단절로 매출 위축 현상이 발생하겠지만 양사 간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