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과학관을 만들자](1)과학꿈나무 키울 `터`가 없다

21세기는 지식기반 사회로 전세계가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일상생활에서 과학에 대한 자연스러운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에 힘쓰고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핵심 과학시설인 과학관을 통해 생활 속에 스며드는 과학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과학 교육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과학관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우리 과학관의 현실을 짚어본다.<편집자>

 ‘우리는 과학관이 아닌 코엑스에서 과학 해요.’

 지난 1년간 만 살펴 보더라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주변은 어린이들과 학부모들로 크게 붐볐음을 알 수 있다. 과학관도 아닌 코엑스에 이렇게 사람이 몰린 것은 대한민국과학축전을 비롯해 쥐라기 공원투어·SPACE 2004 우주탐험전·곤충세계 대탐험전·대한민국 동물학교·가자 아프리카로·걸리버 로봇 곤충 대탐험전 등 과학체험의 산실이 코엑스이기 때문이다.

 이들 전시회의 행사기간은 길어야 일주일 정도. 제한된 기간 내에 행사에 참여하려는 학생들이 몰려든다. 그래서 갖가지 과학체험을 즐기기보다는 그저 다녀왔다는 데에 만족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라한 과학관=인구 100만 명당 과학관 수를 살펴보면 과학선진국인 미국은 6.1개, 일본은 2.5개다. 대만도 1.8개에 달하지만 한국은 0.5개. 우리나라는 보유한 과학관 수에서 다른 나라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은 규모를 가진다. 특히 몇몇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과학관은 규모가 너무 작고 배치된 인원, 예산 등 운영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에는 과기부 소속의 국립중앙과학관과 서울과학관, 교육인적자원부 소속의 교육과학연구관 등 국가에서 운영되는 형태다. 여기에 LG, 포스코 등 기업체가 설립한 과학관과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등 지방자치단체가 자연사 중심의 과학관 등을 설립, 전국에 50여개가 분포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 과학관의 전시물은 설치한 후 시간이 많이 흘러 기구도 낡았고 연구 인력과 관리도 소홀하다. 또 전시물 대부분이 눈으로만 보는 정도에 그쳐 관람자가 전시물을 직접 조작하고 활용토록 하는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왜 과학관인가=과거의 과학관은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물건들을 전시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과학관은 과거의 유물을 구경하는 지루한 곳이 아니라 시민들이 과학을 체험하고 과학문화를 형성하는 곳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1996년 노벨상 화학상 수상자인 헤럴드 크로토 영국 서섹스대 교수는 “날로 심각해지는 이공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어린이들에게 창조적인 과학의 세계를 놀이처럼 알게 하는 것”이라며 “언제든지 과학을 접하는 놀이터가 바로 과학관”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과학미래관 관장이자 일본 최초의 우주인 모리 마모루 박사는 “과학문화 운동의 시작과 끝은 과학관 건설에 있다”며 “성공적인 미래과학관 운영이 일본의 미래를 밝혀 줄 것”이라며 과학관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etnews.co.kr

사진;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문화이벤트인 ‘2004 대학민국과학축전’이 지난 7월 23일부터 28일까지 엿새 동안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15만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찾는 등 과학 체험 학습에 목마른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