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와 이마트간의 카드 수수료 분쟁이 카드사와 할인점간의 대결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자상가도 ‘카드 대란’의 사정권에 들면서 술렁이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카드가 지난 6∼7월경 전자랜드와 터미널상가 입주매장을 중심으로 0.7%포인트 정도 카드 수수료율을 인상했으며, 최근에는 선인·나진전자월드 매장에도 인상 방침을 통보하는 등 용산상가 전체가 ‘카드 대란’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비씨카드·롯데카드·현대카드 등도 유사한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인상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같은 수수료 인상은 계속해서 줄고 있는 용산상가의 수익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불편까지 초래하고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자랜드·나진전자월드·선인상가 등 용산 상가는 5년전 상우회 차원에서 업종별로 집단계약을 맺고 가전은 2.65%를, 컴퓨터 및 주변기기는 2.75%의 가맹점 수수료를 지급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각 매장 위주로 △수수료를 상향 조정하거나 △결재 기일 연장 △거래 한도액을 줄이는 등 가맹점 계약을 바꾸고 있다. 실제로 전자랜드에서 삼보컴퓨터 매장을 운영하는 A사는 KB카드 수수료가 3.45%로 올랐는가 하면, 선인상가에 입주해 있는 B사도 열흘 전부터 3.6%로 인상됐다.
이에 따라 일부 매장에서는 가급적 수수료가 인상되지 않은 카드나 현금으로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아예 KB·롯데·현대카드는 받지 않는 매장까지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한 상가 주인은 “요즘 PC 한 대당 마진이 5%인데, 절반 이상을 수수료로 내고 세금까지 내야 한다면 적자는 불 보듯 뻔하다”라며 “KB카드 결제금액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높지만 받지 않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상가 주인도 “금융권의 수수료 인상 방침을 수용할 수밖에 없지만,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거래까지 수수료가 올라가면 타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일정 궤도로 올라선 용산상가의 ‘거래 투명성’이 퇴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매장마다 카드 취급을 기피할 경우 현금거래가 횡행해지고, 이는 무자료거래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평구 나진전자월드 연합상우회장은 “이마트 사례를 보아 가면서 상우회 차원에서 대안을 제시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구체적인 시기나 현실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