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수의 통신장비업체인 ZTE가 SK텔레콤과 협력, 중고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단말기를 개발중인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국내 통신사업자가 중국의 제조업체와의 중고가 CDMA 단말기 개발에 제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ITU텔레콤아시아 2004’에 참가중인 ZTE 관계자는 이날 “cdma 2000 1x용 단말기를 SK텔레콤과 개발중이며 이를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CDMA 서비스사업자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 중저가용 cdma 단말기를 제작, 공급해 왔으나 무선인터넷 등이 가능한 중고가 단말기 개발을 위해 SK텔레콤으로부터 기술을 지원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SK텔레콤은 차이나유니콤과 유니SK 등 무선인터넷 전문 서비스회사를 설립, 운영중이며 ZTE는 차이나유니콤에 중저가용 CDMA폰을 공급중이다.
양사의 협력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CDMA폰을 수출중인 국내 단말기 업체들에는 장기적으로 상당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ZTE는 지난 2001년 퀄컴과 cdma 원천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용 로열티인 대당 판매가 5.75%의 절반 수준인 2.65%라는 유리한 조건을 확보, 국내 중견업체에 비해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춘 채 중국 내수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
국내 중소업계는 ZTE가 기술력을 확보해 역으로 우리나라에 CDMA폰을 수출할 경우에도 만만치 않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ZTE는 수출용 단말기 라이선스를 3년차가 지나면 대당 7%에서 판매량에 따라 5%대까지 낮출 수 있도록 퀄컴과 계약했다. 우리나라의 내수용 라이선스료는 5.25%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CDMA 분야에서도 빠른 속도로 쫓아오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들이 다양한 형태로 기술력 보완에 협력하면 되레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 현지 업체와의 제휴가 필수적”이라면서 “현재로선 국내 시장에 대한 협력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84년 설립,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ZTE는 2001년 퀄컴과 cdma 원천기술을 라이선스해 단말기 개발에 착수했으며 WCDMA, IP네트워크 등 유무선 통신장비를 생산, 루슨트·알카텔·지멘스 등에 맞설 대표적 중국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정지연·김익종기자@전자신문, jyjung·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