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회사가 내년에 자회사인 조흥은행의 카드사업 부문과 신한카드를 합병키로 결정함에 따라 양사의 IT 시스템 통합이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다.
신한·조흥 카드의 합병은 지난 6일 최영휘 신한금융지주사장이 조흥은행의 카드 부문을 분사해 현 카드 자회사인 신한카드와 통합, 카드사업의 전문성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방침을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두 카드 부문 간 정보시스템 통합이 현재 진행중인 신한·조흥은행 간 IT통합과 함께 금융IT 분야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통합카드사 규모=이번 카드사 합병은 지난해 신한지주가 조흥은행을 인수한 뒤 처음으로 이뤄지는 부문별 통합이다. 조흥은행 카드 부문과 신한카드를 합치면 자산규모 4조5000억∼4조6000억원, 회원수 500만명 규모의 중형 카드사로 거듭나게 된다.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로 보면 조흥은행 카드부문은 약 8%, 신한카드는 약 5%를 차지해 이를 합치면 약 10∼1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카드 시장에서 국민은행·LG카드·삼성카드 등을 잇는 4위권의 규모다.
통합과 관련해 보스톤컨설팅과 함께 컨설팅 작업을 진행한 신한금융지주회사 측은 내년 초에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IT인프라 통합의 향배=카드IT 통합 역시 현재 신한·조흥은행의 통합을 관장하고 있는 금융지주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다. BC카드 계열의 조흥은행 카드부문 시스템은 메인프레임 환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비자·마스터 카드의 회원사인 신한카드는 지난 97년부터 다운사이징에 나서 HP 유닉스 기반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이에 따라 통합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은행 통합과 마찬가지로 두 카드사 간 공통 플랫폼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현재 제기되는 통합 방안은 크게 두 가지. 우선 KB카드(옛 국민카드)와 KB비씨카드(국민은행 카드)의 통합을 진행한 국민은행처럼 두 카드사의 시스템 가운데 하나가 다른 시스템을 흡수하는 형태의 점진적인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두 시스템을 포괄하는 제3의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위에 양사의 애플리케이션을 수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 지주사 차원에서 진행중인 신한·조흥은행의 차세대 통합 플랫폼으로 유닉스가 전면 채택된 만큼 카드사의 시스템도 유닉스 환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조흥은행 카드부문이 메인프레임이지만 공동망으로 이용중인 BC카드가 이미 유닉스 환경인 만큼 시스템 간 연계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IT업계는 첫번째 방식으로 신한카드의 유닉스 시스템을 중심으로 확대, 증설할 경우에는 약 50억∼70억원 규모, 제3의 통합플랫폼 구축방식이 채택되면 이른바 100억∼2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망=카드 부문 IT 통합과 관련해 신한금융지주 측은 아직 명확한 로드맵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 IT를 포함한 카드 부문의 통합의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전문성과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 차원에서 통합 방식이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신한금융지주 측이 은행 조직 간 물리적인 통합에 앞서 전산통합을 추진해 온 것에 비춰 볼 때 올 4분기부터 내부 논의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어느 정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예상이 맞는다면 시스템 구축에 약 6개월이 소요된 국민은행 카드통합 사례를 볼 때 이르면 2005년 말 통합시스템 가동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