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름 같은 나노박사

‘우리는 이름 같은 나노 박사.’

 한양대 이해원(50) 화학과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나노재료연구센터 이해원(47) 박사는 서로 이름도 같고 연구하는 분야 역시 나노기술(NT)이다.

 연구계에서조차 두 사람을 헷갈려 하기 일쑤다. KIST에 근무하던 이해원 박사가 한양대로 자리를 옮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출연연구기관에서 대학 강단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동명이인인 이들은 6년 전 공동으로 정부 연구 과제를 수행할 기회를 가질 뻔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공동으로 연구한 적은 없지만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잘 알게 된 사이. 이들의 연구분야는 나노기술이지만 나노연구의 접근법이 여러가지여서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한양대 이해원 교수는 화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분자나 원자를 배열시키는 아래서 위로(Bottom-up) 접근법을 연구하고 있다. 물질의 최소 단위인 원자나 분자를 자유자재로 조작해 원하는 기능이나 구조체를 형성하는 기술이다.

 이 교수가 운영하고 있는 유기박막연구실은 유기물 박막의 분자수준 제어 및 분자적 특성평가를 바탕으로 나노미터 수준에서 분자들의 패턴형성과 나노구조물 제조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나노 수준의 초고집적회로, 분자전자소자 등 미래의 정보·전자기기에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다.

 KIST 이해원 박사는 이와 반대로 ‘위에서 아래로(Top Down) 접근법’을 다루고 있다. 이 방식은 나노미터 수준의 가공을 통해 나노미터급 구조체를 인공적으로 형성하는 기술이다.

 이 박사는 요즘 나노 분말을 이용한 세라믹 연료 전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서 세라믹 연료전지는 대형차량의 보조 전원 장치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는 나노 분말을 이용해 반도체 웨이퍼를 연마하는 나노 연마재 등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은 “나노기술은 학문 간 경계 없이 화학, 재료, 전자 등을 융합해 새로운 기술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며 “나노기술 발전을 위해 공동 연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팀워크를 발휘해 멋진 성과를 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한양대 이해원 교수

▲79년 서강대 화학과 졸 ▲85년 미국 휴스턴대 이학박사 ▲86년 미국 텍사스대 화학과 선임연구원 ▲88∼93년 한국화학연구소 화학소재연구부 책임연구원 ▲96년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원 ▲98년∼현재 한양대 화학과 교수 ▲2003년∼현재 한양대 NT사업단장

KIST 이해원 박사

▲80년 서울대 세라믹공학과 졸 ▲90년 미국 플로리다대 재료과학 박사 ▲92년∼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