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PDP TV 확산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져 왔던 ‘가격’이 크게 내려 PDP TV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9월부터 무려 30%에 달하는 가격인하를 단행했으며 일본의 마쓰시타도 북미시장 가격을 15%나 내렸다.
세계 가전업체들이 이에 대응해 줄줄이 가격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LG, 왜 가격내렸나=지난 8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실시했던 PDP TV 판매 이벤트에서 이들 업체는 특정 모델 및 수량 한정이긴 하지만 42인치 일체형 HD 제품을 500만원, 50인치의 경우 7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했다. 올 초 유사한 사양의 제품이 42인치 940만원, 50인치 1145만원이었던 데 비하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하락이 단행된 셈이다.
가격이 크게 내리자 소비자도 지갑을 열었다. LG전자는 준비한 2004대의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업체들은 기대 이상의 성과에 고무돼 9월부터 본격적인 가격인하로 시장확대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비록 행사기간은 끝났지만 가격을 원상회복시키기 곤란한 면도 고려됐다. 양사는 9월 신모델을 590만원(42인치 HD급 일체형)에 내놨다. 기존 행사모델보다는 90만원 비싸지만 원 출하가에 비해서는 30%가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벤트 가격을 그대로 가져갈 경우 당시 구입한 고객들의 클레임이 있을 수 있어 행사 모델보다는 가격을 소폭 올리고 신 모델과 기존 타 모델은 크게 내렸다”고 말했다.
◇가격인하 도미노 바람 부나= PDP TV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PDP모듈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초 42인치 SD급 PDP 모듈 가격은 1300달러에 달했지만 3분기 들어서면서 900달러대로 떨어졌으며 연말이면 700∼800달러대로 더욱 내려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SD급과의 가격차가 200∼300달러에 불과한 HD급 모듈 하락세도 연초부터 지속돼 왔다.
SD급 모듈의 가격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HD급 모듈가격의 추가 하락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디스플레이뱅크 권상세 사장은 “HD급 PDP모듈은 이미 원가가 거의 한계점에 달한 상황이어서 모듈 가격하락에 따른 세트 가격인하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세트업체나 유통업체가 각자의 마진을 줄여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가격인하는 가능하다는 뜻이다.
일본의 마쓰시타가 북미시장 가격을 15% 내린 것은 내수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의 가격인하경쟁을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해외시장 가격에 대한 인하를 단행할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소니 등 다른 경쟁사들의 가격인하도 뒤따를 전망이다.
◇추가인하 이루어지나=LG전자 관계자는 “PDP TV는 세계적으로 전략 품목이어서 경쟁력 확보를 통한 초기 시장에서의 주도권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세트업체들 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가절감을 통한 추가적인 가격인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도 PDP TV의 지속적인 가격인하를 기다리고 있다. 북미시장의 베스트바이나 서킷시티 등 유통업체들은 42인치 SD급의 경우 2499달러, HD급은 2999달러를 이상적인 가격, 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매직프라이스’로 보고 있다.
이 경우 SD급은 300만원 이하, HD급은 500만원 이하로 소비자들로서도 어느 정도 가격 장벽이 제거되는 접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매직프라이스로의 접근을 위해 과연 누가 한발 앞서 불을 댕길 것이냐에 TV메이커와 유통업체, 그리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