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바코드, 웰컴! EPC](3)불붙은 표준과 시장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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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품코드(EPC) 표준은 ‘현재 진행형’이다. 표준 개발 기관인 EPC글로벌은 올해 6월 코드 체계·태그와 리더·미들웨어의 ‘기술 규격 1.1’을 발표했으며 올 10월경 ‘버전 2’를 확정할 예정이다. ‘버전 2’가 산업계에 적용할 수 있는 실제 표준안이다. 이 기술 규격이 나오면 EPC 시스템 구축을 위한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제조와 유통업체도 팔레트·박스·상품에 표준 코드를 속속 도입할 전망이다. 유통 물류진흥원 엄성용 팀장은 “표준과 보급을 전담하고 있는 국제 기구인 EPC 글로벌은 늦어도 올 10월 경 최종 표준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EPC 보급도 탄력을 받고 시장도 한층 무르익을 것”이라고 말했다.

 EPC글로벌은 이에 앞서 EPC네트워크의 핵심인 ONS(Object Name Service) 관리를 위해 미국 베리사인을 선정해 놓은 상태다. ONS는 일종의 디렉터리(자료실)로 EPC를 인터넷 상의 주소(URL)로 변환해 주는 시스템이다. 특정 EPC 정보가 저장돼 있는 위치를 인터넷 주소(IP)로 알려주게 된다.

 전파를 활용해 단순히 사물을 식별하는 기술인 전자태그(RFID)가 유비쿼터스 개념의 EPC 네트워크로 가기 위해서는 ONS 구축이 필수적이다. RFID가 EPC를 위한 핵심 기술이고 이를 활용한 EPC 네트워크가 구축될 때 비로소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된다. 한경환 하이트랙스 사장은 “RFID는 칩과 태그·리더 등 부가가치가 낮은 하드웨어 시장에 불과하지만 EPC는 미들웨어·ONS 등 소프트웨어와 또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이 등으로 엄청난 경제적인 효과를 올릴 수 있는 분야”라며 “원천 기술이 다소 취약한 우리 입장에서는 오히려 하드웨어 개발보다는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 등을 겨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이를 겨냥한 표준 개발이 적극 나서고 있다. EPC 글로벌도 ‘특별 회원’ 형태로 액션 그룹을 만들고 각국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액션 그룹은 EPC 네트워크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비즈니스 프로세서 분야의 표준 개발을 위한 실무 협의체로 분야 별로 3개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전세계적으로 151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전자통신연구원(ETRI)·시스네트·이씨오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국내에서는 이와 별도로 정보통신기술협회를 통해 RFID/USN 단일 표준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했다. 여기에는 국내외 표준 전문가 60여 명이 기존 국내 인프라를 활용한 표준화 작업을 통해 국제 표준에 적용하는 업무를 추진중이다.

 하지만 이미 몇년 전부터 표준화에 시동을 건 미국·일본·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한층 뒤떨어진 상황이다. 이미 주요 선진국은 초기 단계부터 EPC 네트워크 표준 수립에 있어 핵심 멤버로 활동해 왔다. RFID/USN 협회 회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우리는 표준화 부문에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뒤져 있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한편 시범 사업과 국제협력을 중심으로 표준화와 산업 육성 방안이 동시에 모색돼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기술 규격 개발과 표준화에 적극 나서면 기술 축적은 물론 수출 확대에도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