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가 달라지고 있다.
용산 전자랜드 신관 4층. 올초까지만해도 어려워진 경기탓에 빈 점포가 늘면서 썰렁하기만 했던 이곳 분위기가 최근들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휴대폰 전문 매장이던 이곳을 상인들이 나서 휴대기기 복합 매장으로 변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입점 자체가 불허됐던 PDA를 비롯해 GPS·네비게이션은 물론 위성방송기기 취급 매장까지 속속 들어오고 있다.
특히 신관 4층의 매장 임대료는 같은 전자랜드내에서도 1층에 비해 최고 50% 가량 저렴하다. 따라서 온라인 전문 판매상 등 자체 매장없이 장사를 해온 영세상인들의 신규 입점이 크게 늘면서 최근 들어서만 6개 매장이 새 주인을 맞았다.
4층 상우회장을 맡고 있는 이재기 스카이텔레텍 사장은 “PDA·GPS·내비게이션 등 소형 휴대기기는 가전 등 다른 전자제품에 비해 인터넷쇼핑 위주로 영업을 하던 상인들이 많다”며 “이들이 자체 매장까지 갖게되면 오프라인 영업장 확보와 함께 기존 웹사이트의 공신력까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가전제품 전문매장으로 출발한 나진전자월드 17·18동도 컴퓨터 매장 유치에 이어, 지난 4월 조명·공구·전선·전자부품 등의 타업종 입주를 허가하고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상권 혼탁을 우려한 기존 매장의 반발도 없진 않았으나, 상가 활성화를 위한 상인들의 자구책이었다는 게 상우회측 설명이다.
그 결과 3개 CCTV 기자재 취급점을 비롯, 현재까지 총 13개 매장이 신규 입주해 상가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특히 나진 상우회는 사사건건 대립각을 이뤄온 관리업체측과 최근 손을 맞잡고 전대료 인하, 빈 매장 우선 배정 등을 통해 ‘실영업자 모시기’에 나서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자랜드 관리업체인 서울전자유통 관계자는 “체질 개선만이 위기의 전자상가를 수렁에서 구하는 길임을 누구보다 당사자인 상인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