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가격이 3개월 만에 30% 이상 하락할 정도로 공급 과잉이 확대되자 업계가 차세대 투자를 연기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최근의 상황은 30∼40% 가격 폭락이 발생한 지난 2001년의 모습과 거의 흡사해 당시 에이서와 유니팩의 합병으로 AU옵트로닉스가 탄생한 것처럼 LCD업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12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3위의 LCD업체인 AU옵트로닉스는 최근 6세대 라인 투자를 원판 투입 기준으로 당초 12만장에서 9만장으로 축소했으며 7세대 장비 반입시점도 2007년 1월보다 6개월 늦춘 7월로 연기했다.
또 세계 1위의 LCD업체인 삼성전자는 2006년 초 가동예정인 두 번째 7세대 라인(7-2) 장비 반입시기를 두달 가량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한스타와 QDI는 6세대 투자 규모를 당초 6만장에서 3만장으로 축소했으며, 특히 한스타는 장비 반입도 5개월 가까이 지연된 내년 말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일본의 샤프는 지난 8월 예정됐던 차세대 투자에 대한 확정 발표를 6개월 가량 미루었으며 LG필립스LCD는 2160×2400㎜ 크기의 7.5세대 투자를 이보다 작은 1930×2230㎜로 축소했다.
세계 4위의 LCD업체인 치메이 옵토일렉트로닉스도 오는 2006년 완공 예정인 7.5세대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한다고 최근 밝혔다.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치메이가 공장 건설을 미룬 것은 LG필립스LCD의 규격 축소가 결정적 이유”라며 “당분간 선발업체들의 움직임을 관측한 뒤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누리증권의 김성인 연구원은 “현재의 공급과잉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LCD TV 시장이 확대돼야 하나 모니터업체들과 달리 몇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해온 TV업계는 패널 하락분만큼 가격을 인하하려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으며 업체 간 구조조정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