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인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요즈음 LG전자의 ‘에어컨 사관학교’가 화제다.
에어컨 사관학교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에어컨 관련 직원을 대상으로 국제정세와 세계 경제현황, 기술 흐름, 마케팅 기법 등 사업에 필요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LG전자 고유의 제도다. 지난 1998년 처음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총 8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연간 10여 명의 소수 정예를 선발해 매년 6월경 교육을 시작한다.
‘혁신학교’를 운영중인 LG전자답게 에어컨 사관학교 역시 교육 프로그램이 녹록지 않다. 우선 현업을 완전히 떠난 상태에서 하는 집합교육과 6주간 아침 저녁시간에만 진행되는 교육, 10일간 해외에 직접 나가 시장조사 등을 하는 해외교육 등 총 9주 260시간 동안 교육이 이뤄진다. 마지막 해외 코스에서는 현지법인과 연계한 해외시장 조사활동을 하고 그 결과를 현지법인장과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 극대화의 기회로도 활용하게 된다.
이 기간에 교육생들은 재무·전략적 기획기법·상품기획·마케팅·최신기술 트렌드·세계 경제흐름과 주변국 경제상황·개인과 조직의 비전설정 훈련·리더십·한계체험 등과 영어회화·타깃 국가 시장조사활동 등을 교육 및 수행한다. 자신의 분야만을 접하기보다는 기술과 마케팅, 재무 등 포괄적인 교육으로 시야를 넓히는 데 주력한다.
교육기간 중 3∼4일에 한 번씩 리포트를 제출하는 등 ‘숙제’도 많다. 여기에 ‘사관학교 호랑이 총장’으로 불리는 에어컨 연구2실 이감규 연구위원의 감시의 눈초리도 교육생들이 느끼는 ‘즐거운 스릴’이다.
에어컨 사업부 직원이라면 누구나 사관학교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참가할 수는 없다. 대리(주임연구원)부터 차장(책임연구원)까지의 직원 가운데 인사고과, 어학능력, 조직친화력 등에서 1차 검증을 받고 부서장과 사업부장의 심의 등 엄격한 과정을 거쳐 교육생이 선발된다. 때문에 에어컨 사업부 직원들은 교육대상자로 추천된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대단하다.
LG전자가 얻은 성과는 대단하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한 휘센의 저력이 바로 사관학교에서 나왔다는 자평이다. 실례로 지난 1999년 LG전자 에어컨의 시장점유율이 3위에 그쳤던 인도 시장에서 사관학교 교육생들과 인도법인 관계자들이 시장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마케팅 기법을 논의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2001년경부터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중국 톈진 법인 등 해외법인에서도 에어컨 사관학교를 벤치마킹해 활용하고 있다.
LG전자 에어컨 사업부장 노환용 부사장은 “부서장을 선임할 때 에어컨 사관학교를 수료한 인재를 우선 임명해 왔다”며 “에어컨 세계판매 4년 연속 1위의 신화는 우연히 얻어진 게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과 인재에 대한 회사의 지원이 어우러진 결실”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