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반도체가 외산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휴대폰용 시장에서도 승승장구, 안방을 차지했다. 외산 칩이 휴대폰시장을 과점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베이스밴드 모뎀 칩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핵심 칩 시장에서 토종이 외산을 밀어내고 있다.
실제로 △디스플레이 구동칩 △카메라폰용 센서 및 컨트롤러 △사운드칩 등 휴대폰의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반도체가 속속 국산으로 대체되고 있다.
휴대폰용 반도체의 국산화는 단순히 수입 대체효과에만 그치지 않는다. 휴대폰이 대표적 수출 효자상품인 만큼 외화가득률을 높이고 해당 부품산업의 해외 진출도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휴대폰과 손을 맞잡고 기술과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
◇외산의 마지막 보루, 반도체=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폰 부품 국산화율은 금액을 기준으로 70% 정도다. 이는 디스플레이·인쇄회로기판(PCB) 등 일반 및 기구 부품을 모두 포함해서다. 하지만 반도체의 경우 아직 5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수입품이 반도체라는 뜻이다. 퀄컴으로 상징되는 모뎀 칩은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음원 관련 칩 등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리더로 부상한 국산 칩=휴대폰 원가에서 대략 20%는 디스플레이 모듈이 차지한다. 이를 구동시켜 주는 반도체가 DDI다. 이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 수위를 다투고 있다. 유기EL(OLED), TFT LCD, STN LCD 등의 구동 칩 부문에서 삼성전자, 리디스테크놀로지, 토마토LSI, 신코엠 등 국내 유수 업체들이 르네사스, 솔로몬 등 외산업체와 수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카메라 컨트롤러 칩에서는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엠텍비젼 한 관계자는 “컨트롤러 칩은 지난해 초까지 산요, 엡슨 등이 장악했으나 이제는 거의 대부분이 국산제품”이라고 말했다.
멀티미디어 칩에서도 우위를 점해 나가고 있다. TI, 르네사스, 엔비디아, ATI 등과 일합을 겨루고 있는 국내업체들은 멀티미디어를 카메라 컨트롤러와 통합하거나 3D 그래픽 칩 등 특화된 제품으로 외산을 위협하고 있다.
◇추격은 시간 문제=카메라폰용 CMOS 이미지센서(CIS) 칩의 국산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CIS 분야에서는 하이닉스, 삼성전자, 실리콘화일 등이 외산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외산이 100% 점유해 온 벨소리 칩에서도 포인칩스, 펄서스테크놀러지, 화음소 등 국내 업체들이 3D 사운드까지 지원하는 칩을 내놓고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포인칩스는 모바일폰용 USB트랜시버 칩을 신뢰성 테스트와 필드테스트를 거쳐 양산, 공급하기 시작했다. 웨이브아이씨스는 불모지였던 휴대폰용 전력 증폭기를 단일 칩으로 개발, 국산화를 이룩했다.
이제 반도체에서도 베이스밴드 모뎀 말고는 국산이 휴대폰의 안방을 점령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국산 이동전화기용 반도체 승승장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휴대폰용 반도체 국내외 주요업체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