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과 로봇과 마법이 요동치는 올 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속에서 ‘본 슈프리머시’는 드물게 만나는 고전적 스파이물이다. 다큐멘터리 전공인 영국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룬 실화극 ‘블러디 선데이’에서와 같이 상업적 장르의 이 영화에서도 다큐적 요소를 그대로 활용했다. 특히 핸드헬드 카메라에 잡힌 자동차 추격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본 아이덴티티’의 속편이다. 미 개봉 당시 전편의 흥행기록을 두배 가까이 갱신하며 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오프닝 성적만 보면 스파이 액션 영화의 결정체 ‘007’시리즈의 역대 흥행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본 슈프리머시’가 ‘007’ 시리즈의 뒤를 이을 새로운 스파이 시리즈가 될 것이라는 다소 섣부른 전망까지 한다. 이달 중순 국내 개봉 돼 좋은 반응을 모으고 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전직 CIA의 요원 제이슨 본(맷 데이먼 분)은 밤마다 알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린다. 그 악몽이 바로 자신이 예전에 실제로 겪었던 일임을 확신하는 제이슨 본. 그는 자신을 제거하려는 CIA를 피해 연인 마리와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하지만, 왜 자신이 쫓겨야 하는지 이유조차 모른다. 쫓고 쫓기는 와중에 연인 마리는 CIA 요원에게 살해되고, 제이슨은 자신이 모종의 음모에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여러가지 단서들을 조각조각 이어 붙여 퍼즐을 맞춰가던 제이슨은 자신이 러시아 하원의원 네스키와 그 부인의 피살사건과 연관돼 있음을 알게 된다. 네스키는 러시아에 자본주의가 도입될 무렵에 카스피 해안의 석유개발 산업을 민간에 공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러시아 하원의원이었다. 그 사건의 배후엔 CIA 자금 횡령의 음모가 숨어 있었는데….
(감독: 폴 그린그래스, 출연: 프랭카 포텐테·조앤 알렌·맷 데이먼, 장르: 액션·스릴러)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