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논공행상이 한창이다.
업종 특성상 게임판은 일반적으로 여름방학 특수가 끝나는 요즘이 상반기 결산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게임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핫이슈로 요동쳤다.
연초부터 불기 시작한 ‘M&A 태풍’은 상반기 내내 게임업계를 강타했고, 세계적인 이슈를 몰고 온 글로벌 비즈니스도 잇따랐다. 후발 게임포털들이 속속 포문을 열면서 ‘게임포털 전쟁’은 한층 가열됐고, ‘포스트 리니지’를 겨냥한 대작 출시도 이어졌다.
지난해 논란을 빚은 영상물등급위의 심의파동의 여진은 부분 유료화로 불똥이 튄데 이어 정보통신윤리위의 ‘리니지2’ 청소년 유해매체물 판결로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빅 뉴스는 더게임스에도 숨가쁘게 펼쳐졌다. 올 상반기 핫이슈를 더게임스를 통해 정리해본다.
# ‘M&A 태풍’ 게임판 강타
올 상반기 게임판의 최대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거침없이 몰아친 ‘M&A 태풍’이다.
CJ그룹이 플레너스를 인수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지난 4월초 더게임스(5호) 보도된데 이어 NHN이 중국 최대 게임포털 아워게임의 지분 50%를 인수한다는 뉴스가 일주일 후 더게임스(6호)에 대서 특필되면서 게임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제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도 한층 고조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플레너스, NHN에 이어 엠게임도 M&A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더게임스 9호)가 나오면서 갈수록 무르익었다.
기업공개(IPO)가 어려워지면서 M&A를 통한 코스닥 우회 등록도 잇따랐다. 올해초 재미인터랙티브가 이네트와 합병한데 이어 조이온은 경조산업에 피인수되며 코스닥시장에 진출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M&A가 이처럼 봇물 터지듯 잇따른 것은 그 만큼 게임시장의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 지난해 선보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를 필두로 웬만한 온라인게임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이 100억원에 달하면서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의 도태가 현실로 다가온 것도 M&A를 촉발했다.
이외에도 올 상반기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C사, S사 등 메이저 업체들이 M&A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 글로벌 비즈니스도 활기
세계적인 파장을 몰고 온 글로벌 비즈니스도 잇따라 성사됐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일본 세가와 콘솔 대작 ‘쉔무’를 온라인게임으로 공동으로 개발(5호)하는가 하면 한빛소프트는 빌 로퍼 블리자드 전 사장이 개발중인 온라인게임 판권을 획득(13호)하면서 한국 게임업체가 전세계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더게임스는 이를 가장 먼저 보도해 세계 게임업계가 주목하는 특종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NHN의 중국합작 법인 설립 이후 CJ인터넷과 손정의 사단의 합작설(16호), 웹젠의 인사일엔터테인먼트와 제휴설(8호) 등 굵직굵직한 글로벌 빅딜이 더게임스를 통해 전해졌다. 한빛소프트는 현재 개발중인 온라인게임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통해 2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추진(17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는 세계무대에서 국산 온라인 게임의 위상이 올라간데다 자본력을 갖춘 토종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의지가 투영됐기 때문이었다.
# ‘심의 공화국’으로 얼룩
급박하게 돌아가는 비즈니스 환경과 대조적으로 영등위와 정통윤 등 윤리규제기관의 고강도 심의는 번번이 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영등위의 온라인게임 아이템 판매 규제(창간호) 움직임에 이어 정통윤의 ‘리니지2’ 청소년유해매체물 판정(4호, 16호) 뉴스가 더게임스에 처음 보도되면서 이중규제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는 한국게임산업협회 출범(9호)에 맞춰 문화부와 정통부가 게임산업 주무부처 자리를 놓고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면서 빚어진 결과였다.
문화부 장관이 정동채 장관으로 교체(18호)되면서 연내 게임산업진흥법 제정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반면 실세 장관의 등장으로 이중심의 등 정부부처 영역다툼이 일단락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교차했다.
# 캐주얼 강세속 RPG 몰락
올 상반기 온라인 게임시장은 유료화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트라비아’ ‘씰온라인’ ‘디오’ 등 인기 RPG가 월 정액제 유료화를 선언했지만 하나같이 기대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며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게임 아이템시장은 빅뱅 양상(7호)을 보여 캐주얼게임 개발이 활기를 띠기도 했다.
이처럼 아이템 판매시장이 커진 것은 초등학생 게임유저가 새로운 컨슈머그룹으로 부상(24호)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월 정액보다 소액결제를 선호하는 초등생 유저들은 아이템 판매를 기반으로 한 부분 유료화 게임의 매출뿐 아니라 인기순위까지 좌지우지하는 파워를 과시했다.
온라인게임시장의 고공비행에도 콘솔·PC 등 패키지 게임의 부진은 올 상반기에도 지속됐다. 콘솔게임의 경우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중고 타이틀(6호)이 넘쳐나면서 신작 타이틀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모바일게임은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밀리언셀러 게임이 속속 탄생(20호)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올랐지만 대표주자 컴투스가 코스닥 심사에서 탈락(22호)하면서 그 빛이 퇴색됐다.
★상반기 주요 게임업체 매출
올 상반기 주요 게임업체들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평균 30%대의 고공성장세를 이어갔다.
더게임스가 집계한 상위 10위 게임업체 매출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3658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2821억원보다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게임이 주축이 된 매출상위 10위권 업체들은 최고 205%의 폭발적인 신장세를 기록하며 ‘나홀로 호황’의 콧노래를 불렀다.<표 참조>
업체별로는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킨 엔씨소프트는 전년대비 62%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반기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NHN·CJ인터넷·네오위즈 등 게임포털 3인방도 27∼30%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전체 시장규모 확대를 이끌었다. NHN은 반기 매출이 500억원에 근접해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0억원대를 열 것으로 예상됐다.
또 중국 로열티 수입이 반영된 액토즈소프트와 온라인게임 ‘거상’의 부분유료화가 호조를 보인 조이온은 전년대비 각각 100%와 205%라는 경이적인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액토즈는 지난해 매출순위 9위에서 2계단 오른 7위를 기록했으며 10위권밖에 밀려있던 조이온은 단번에 9위에 올라섰다.
반면 중국 불법서버 등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웹젠과 ‘씰온라인’ 유료화가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써니YNK는 전년대비 각각 7%와 5%의 저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PC게임 판매 매출이 급락한 한빛소프트는 상위 10위 업체 가운데는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7위에서 10위로 추락했다.
한편 매출 집계가 끝나지 않은 그라비티의 경우 해외 로열티 수입을 중심으로 300억원대 매출이 예상돼 5위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으며, 최근 M&A설에 휘말린 엠게임은 전년동기보다 40%나 성장한 1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10위권 진입에는 아깝게 실패한 것으로 집계됐다.
<표> 주요 게임업체 매출 현황(단위 : 억원, %)
업체 2004년 상반기 2003년 상반기 증감율
엔씨소프트 1206 740 62
NHN 481 368 30 30
CJ인터넷 422 330 28
넥슨 374 337 10
웹젠 294 275 7
네오위즈 275 217 27
액토즈소프트 193 97 100
써니YNK 144 137 5
조이온 140 47 205
한빛소프트 129 201 -64
합계 3658 2821 29
*NHN·CJ인터넷·네오위즈 등은 게임부문 매출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