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들이 속속 쏟아져 나오며 온라인 게임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개발비만 50억 원 대에 육박하는 메머드급 게임들도 다수.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생개발사들이 대작 경쟁에 뛰어든다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 2년간 내공을 쌓으며 칼날을 갈아온 한 신생개발사가 당당히 도전장을 던져 주목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데카론’의 개발사 게임하이(대표 권종인).
지난 2002년 설립된 게임하이는 중세 팬터지풍의 대작 MMORPG ‘데카론(DEKARON)’과 온라인 FPS 게임인 ‘서든 어택(SUDDEN ATTACK)’을 동시에 들고 나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 실력으로 승부한다
게임하이는 설립 2년 밖에 안된 신생개발사이지만 이미 직원이 100명을 넘어설 정도로 규모를 갖췄다. 자사 이름을 걸고 게임을 서비스한 적은 없지만 그동안 KTH의 게임포털 ‘엔타민’에 각종 웹게임을 공급하며 실력을 쌓아왔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KTH의 파트너가 될 만큼 이미 개발력도 입증받은 상태.
그들이 2년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게임이 바로 ‘데카론’과 ‘서든어택’이다. 자사 브랜드를 내걸고 직접 서비스해야 하는 만큼 요즘 전직원이 비상상태에 돌입해 있다. 기존 작품들과의 차별화, 대작들과의 경쟁 등 시장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다. 하지만 ‘재미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슬로건으로 무장한 게임하이는 실력으로 검증받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낸다.
백승훈 이사는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결국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게임의 퀄리티”라며 “모든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선보인다면 유저들의 좋은 반응이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 디아블로 그 이상의 재미
9월 23일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돌입하는 ‘데카론’은 RPG의 명작 ‘디아블로’와 많은 부분 닮았다. 시원한 타격감, 빠른 게임진행, 판타지 배경 등 ‘디아블로’와 흡사하다. 무엇보다 PC게임 ‘디아블로’의 빠른 속도감과 시원한 타격감을 온라인에서 재현한 것이 특징. 기존 온라인 게임들은 기획은 요란하지만 밋밋한 전투 시스템 때문에 몹을 잡아 레벨업하는 것을 노가다라고 표현할 만큼 지루하다.
하지만 ‘데카론’은 이 부분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보인다. 몹을 타격하면 그 정도에 따라 몬스터들이 뒤로 밀려나는가 하면 최종 가격방향에 따라 몬스터의 몸체가 두동강나는 등 콘솔 게임의 맛에 뒤지지 않는다.
또 액션게임의 묘미인 빠른 속도감을 잘 살린 데다 몬스터들의 인공지능도 향상시켜 MMORPG라기 보단 정통 액션게임을 하는 듯한 착각까지 느껴진다. 대신 시스템 부하를 줄이기 위해 3D로 제작했음에도 시점을 쿼터뷰 형태로 고정시킨 것이 기존 온라인 게임과의 차이다.
# 다양한 포트폴리오
게임하이는 신생개발사임에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 가지 프로젝트에 모든 것을 올인하다보면 실패의 확률이 그만큼 높기 때문에 보완장치를 두텁게 마련한 것. ‘데카론’에 이어 선보일 ‘써든 어택’이 바로 이런 보험과 같은 기능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
온라인 FPS 게임인 ‘써든 어택’은 비슷한 장르의 기존 게임과 달리 아무때나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난입방식’을 도입해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킨 것이 특징. FPS 특유의 사실감을 극대화시켰으며 타격시의 손맛도 수준급으로 구현했다.
게임하이는 웹게임 및 캐쥬얼 게임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02년부터 KTH에 각종 게임을 공급하며 개발력도 수준급으로 향상시켰다. 아직 자체 포털사이트를 구축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해외 진출이 가시화되면 게임포털을 직접 구축해보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이처럼 게임하이는 MMORPG, FPS, 웹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발을 넓혀 나가며 세계적 게임스튜디오를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고 있다.-게임하이의 장점은
▲‘재미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사훈을 내건 만큼 즐거운 분위기에서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개발자들이 스스로 스터디 활동을 펼치는 등 활기가 넘치는 것이 장점이다.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내부에서 큰 충돌없이 끌어올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자유롭고 활기찬 조직 분위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데카론’의 서비스 일정은
▲9월 23일 첫번째 클로즈베타 테스트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올 연말경 오픈베타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 하반기 많은 대작들이 쏟아져 나오며 수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는 업체까지 나타나 초기 시장 진입에 어려움도 따를 전망이다. 하지만 액션성을 강조한 ‘데카론’의 특징을 잘 살린다면 유저들의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 기대한다.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게임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보니 사업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실제로 매년 쏟아지는 수백종의 게임 중 흑자를 내는 게임은 손에 꼽는다. 이같은 불안정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처음부터 프로젝트를 다원화시켰다. ‘데카론’과 ‘서든 어택’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며 웹게임 개발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