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코에이, 유통사: 코에이코리아, 장르: 액션
온라인 지원: 불가능, 가격: 63000원
관우는 초조했다. 적토마를 타고 조조의 손아귀에서 멀리 벗어났다고 생각했으나 적들의 말발굽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린 것이다. ‘이를 어쩌지, 내 청룡도에 다시 피를 묻혀야 하나. 그래도 그 동안의 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하지만 유비와 의형제를 맺은 그날부터 관우는 오로지 하나의 주군만 섬기기로 맹세했던 터. 조조의 끈질기 구애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지만 운명을 따르기로 결심했다.
뒤를 보니 얼핏 십여기가 눈에 띄었다. 관우는 청룡도를 굳게 쥐고 적들을 향해 맞서 달려 나갔다. “관우의 수염을 본 자는 결코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
‘진삼국무쌍 3: 엠파이어즈(이하 엠파이어즈)’는 쾌활한 액션을 바탕으로 커다란 인기를 얻은 시리즈의 외전격인 작품이다. 전작들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을 컨트롤해 전장에서 수백 명의 적병을 베고 장수의 목을 자르면 승리하는 액션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코에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PC게임 ‘삼국지’ 시리즈로 쌓은 기술과 순발력을 동원해 이 두 게임의 게임을 하나로 묶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 게임이 바로 ‘엠파이어즈’다.
이 게임은 전장을 헤집고 다니는 액션과 중국 지도를 가지고 전략을 짜는 모드로 나눠져 있다. 액션은 ‘진삼국무쌍’과 별반 다를 것이 없으나 쟁패 모드는 독특하다. 이 모드는 시나리오를 기초로 진행되며 유저는 삼국지의 인물 원소, 유비, 동탁, 조조, 손견, 장각, 공손찬 등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유저는 하나의 세력을 가지고 정책과 전투를 반복해가며 중국 대륙을 통일하는 것이 목적이다. 쟁패 모드에서는 정책을 선택하고 전투 방침을 세우며 전투 지역을 선택, 군단을 편성해 공격한다.
전투는 유저가 우두머리 장수가 돼 실제 전장에 뛰어 들게 되고 각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 목표를 달성하면 승리한다. 정책은 반드시 2개를 실행해야 하는데 인사, 외교, 공작, 병력, 군비, 선정 등 정치적인 역할도 수행한다.
정책은 ‘삼국지’의 그것과 유사한데 상황에 따라 동맹을 맺고 특산품을 팔고 병력과 장수를 얻는 것이 기본이다. 전투도 액션만 존재하지 않는다. 각 장수는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돌격, 철벽, 도발, 복병, 설득, 의용병, 고무, 격려, 천리안 등 다양한 전략적 전술을 펼칠 수 있다.
‘엠파이어즈’는 독특한 작품이다. 액션과 전략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코에이의 트레이드마크인 ‘진삼국무쌍’과 ‘삼국지’를 이용,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한 게임이다. 전략도 원하고 액션도 즐기고 싶은 유저에게 이 게임은 가장 적당한 작품일 것이다.
※핫 포인트
‘엠파이어즈’는 ‘삼국지’와 ‘진삼국무쌍’의 장점만 가져와 교배한 게임. 유저가 나름대로 액션도 즐기고 중국 대륙을 통일하는 전략가로 활동할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다.
‘삼국지’의 깊은 전략 전술을 모두 담지 못하고 ‘진삼국무쌍’의 액션에 다소 못 미치지만 이 둘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다. 이 게임은 액션보다 전술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데 전장터에 출두하는 장수들은 2개 이상의 특수 능력이 지니고 있어, 칼로 베고 자르며 돌격하는 아케이드 방식을 탈피했다. 고도의 머리싸움을 통해 중국 전체 대륙을 통일하는 대업을 달성하는 성취감도 게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현재 외전격으로 제작됐지만 인기와 반응을 볼 때 향후 독립된 시리즈로 나갈 여지가 충분하다. 만약 ‘엠파이어즈’가 별도의 타이틀로 제작된다면 액션의 강도를 더욱 높여 경합 모드가 강화될 것이고 전략에서는 군단과 병사를 다스리는 수많은 작전이 추가될 여지가 아직 있다. 또한 특산품 아이템 등으로 경제 시스템까지 제대로 갖춘다면 ‘엠파이어즈’는 하나의 타이틀에 정치, 경제, 전쟁이 모두 들어간 유일한 게임이 된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