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상가에 중앙처리장치(CPU)와 냉각장치(쿨러)를 임의로 패키징한 일명 ‘누드CPU’가 대량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 트레이(tray) CPU가 쿨러와 함께 투명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채 용산 등 전자상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트레이 제품이란 PC제조업체나 시스템 빌더를 위해 CPU를 1개씩 박스로 포장하지 않고 수십개 씩을 하나의 박스에 포장한 제품으로, 쿨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PC제조업체에 대량 공급되기 때문에 단가가 박스 정품보다 저렴하고, 이에 따라 PC제조업체 또는 해외의 유통 업체들이 시세 차익을 노려 일선 유통시장에 내놓고 있다.
트레이 CPU는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알루미늄 호일에 싸여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별도의 플라스틱 케이스에 ‘Intel’ 홀로그램을 넣은 쿨러까지 함께 포장된 채로 판매돼 일명 ‘누드CPU’로 불리고 있다.
이 누드CPU는 PC제조업체용으로 공급된 제품이기 때문에 인텔코리아를 통해서는 AS를 받을 수 없으며, 함께 포장된 쿨러도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자칫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펜티엄4 프레스콧 CPU는 열이 많이 발생, 함량 미달의 쿨러를 사용할 경우 PC고장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이 제품은 인텔의 공식 대리점 4사가 공급하는 정품보다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2만원 가량 싸게 판매돼 정식 대리점들이 피해를 하소연 하고 있다.
인텔의 CPU 대리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트레이 제품이라 할지라도 CPU만 따로 판매됐는데, 최근에 수입되고 있는 누드CPU는 PC제조업체용으로 공급된 제품이어서 인텔로부터 정식 AS를 받을 수 없고, 쿨러도 인텔의 홀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정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매주 2000개∼3000개가 판매되고 있고, 일부는 국내에서도 포장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처럼 소매용 제품이 아닌 CPU가 일선 전자상가에 대량으로 나돌자 인텔코리아와 삼테크·제이씨현시스템·인텍앤컴퍼니·피씨디렉트 등 대리점 4사는 잇따라 접촉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박영하기자@전자신문, y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