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ITU텔레콤 아시아 2004’가 지난 11일 시민이 참여하는 ‘퍼블릭 날’을 끝으로 엿새간의 숨가쁜 일정들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IT강국 코리아의 역량을 총 집결할 기회였던 만큼 성과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아시아의 IT성장세와 미래 비전을 한눈에 보여줬으며 32개국 장·차관과 CEO들이 대거 방한해 ‘IT코리아’의 열정을 한껏 느끼고 돌아갔다. 1000여 건의 수출 상담 및 계약 또는 양해각서(MOU) 교환으로 국내 IT기업들의 해외 진출의 물꼬도 터줬다.
그러나 수익 챙기기만 급급한 ITU의 독불장군식 운영과 경험 부족에 따른 조직위의 미숙한 대응이 곳곳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IT코리아 위상 알렸다=일반포럼, 유스포럼, 통신개발 및 디지털브릿지 심포지엄 등 40여 개의 포럼 세션에서 대부분 한국을 대표적 사례로 거론했다. 이용경 KT사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등 통신사업자 대표들은 성공사례에 대한 뜨거운 질문 공세를 받았고 박기식 ETRI 단장, 윤종록 KT 본부장, 홍대형 서강대 교수 등은 차세대 무선기술과 유비쿼터스 등 우리가 준비중인 새 IT비전에 대해 소개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KT,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첨단 IT로 무장한 위성·지상파DMB 단말기, 300만 화소 카메라폰, 유무선 통합 단말기, 홈네트워크시스템 등 현실로 다가온 유비쿼터스를 전세계에 보여줬다. 대기업들은 300여 건의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한국관에 참여한 55개의 중소·벤처기업들도 해외 구매자들과 300만달러 이상의 수출상담을 이뤄냈다.
IT외교 수준도 한결 높아졌다. 정보통신부 장·차관은 참석한 외국 정부의 장차관을 모두 만나 코리아의 IT정책을 ‘세일즈’했다.
우쓰미 요시오 ITU 사무총장은 11일 평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성공은 아시아가 IT시장을 이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라면서 “부단한 기술 개발 노력과 잘 교육이 된 인력, 강한 정신력, 정부의 육성 의지가 결합해 아시아가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전체 운영 점수는 70점=행사운영 주체가 ITU본부와 부산시, 정보통신부 주축의 ITU조직위원회로 나눠지면서 사각지대가 속출했다. 이들은 전시업체와 관람객의 불편 사항을 접수하고도 서로 책임을 떠넘겨 늑장처리가 많았다. 사전 등록시엔 복잡한 영문양식만을 고집했다가 뒤늦게 한글양식을 만들어 빈축을 샀다.
ITU의 장삿속도 눈총을 받았다. 부스 설치시 전원소켓의 개당 가격을 매길 정도로 참가업체들에 지나치게 비용을 요청했으며 입장권 현장 판매에서 현금 이외에 신용카드를 받지 않았다. 기자실에 기본적으로 정수기나 유선전화, 냉방시설 등을 갖추지 않았고 국제전화가 되지 않는 공중전화만 설치해 외신기자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특히 대회 유치시 전시장 무료 제공을 내걸어 ITU는 사상 첫 흑자를 냈지만 부산시는 20억원의 전시장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통신 기반 시설도 KT 등 우리 업체들이 상당수 무료로 제공했다.
◇독자대회 추진 역량 키우자=처음 치르는 대규모 IT 국제행사인 만큼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우리의 위상을 파악하는 좋은 기회였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IT국제 행사를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이왕이면 우리가 직접 해보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달 삼성 4G포럼 행사를 치른 삼성전자 관계자는 “IT 경기 불황으로 전시보다는 국제 포럼이 낫다”면서 “국제표준기구 참가를 늘리고 인적 네트워크 확보, 역량 강화 등이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쓰미 ITU 사무총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는 ITU텔레콤을 포럼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양승택 조직위원장은 “세계 IT경기 불황에도 불구, IT강국의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확고하게 심었으며 국내 IT업계가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부산=허의원·정지연·신화수기자@전자신문, ewheo·jyjung·hsshin@
아시아 최대의 IT축제 ‘부산ITU텔레콤 아시아 2004’가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1일 막을 내렸다. 25개국 224개업체가 참여하고 8만여명이 다녀간 이번 행사는 ‘IT코리아’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우리 업체들도 1000여건의 수출상담을 통해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다.
부산=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