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 규모의 시장이 새로 형성될 것으로 기대됐던 EBS 수능강의가 반짝 특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EBS수능강의기 시작된 이후 6개월째를 맞은 현재 관련제품의 판매가 매우 부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전자(대표 김쌍수)는 지난 3월 출시한 TV 겸용 모니터인 ‘엑스피노’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력모델 판매수량의 70%에 달했으나 7월부터는 판매가 급속히 줄어 지금은 주력제품의 20%도 채 못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CD패널을 사용해 가격이 비싼 것도 원인이지만 수능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게 LG전자의 분석이다.
삼보컴퓨터와 LGIBM·주연테크 등도 당시 TV수신카드와 리모컨을 장착해 수능방송을 시청하기 쉽도록 한 수능PC를 기획상품으로 내놓았지만 이렇다할 특수를 누리지는 못했다.
박일환 삼보컴퓨터 사장은 “수능 시장을 염두에 두고 TV수신 기능을 갖춘 PC를 내놓았지만 경기가 어려워진 탓인지 별다른 효과를 못 보았다”고 말했다.
LGIBM은 수능용으로 TV수신카드와 리모콘을 갖춘 데스크톱PC를 내놓았지만 일반 제품보다 오히려 판매량이 뒤졌다. 주연테크는 1월에 수능용 PC를 내놓아 3월까지 ‘반짝특수’를 누렸지만, 4월 이후부터는 이렇다할 수요 증가가 없어 결국 수능용 PC를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다른 어떤 품목보다도 관심을 끌었던 TV수신카드 역시 반짝특수를 누리는 데 그쳤다. TV수신카드 전문 업체인 시그마컴의 경우 지난 3월 한 달 동안 1만여장의 TV수신카드를 판매했지만 계속 판매량이 줄어 지난달에는 3000대로 줄었다. 이밖에 수능 방송을 녹화하기 위한 DVD리코더·DVD R·PVR 등의 판매증가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처럼 수능 특수가 없었던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미디어 보다는 교재에만 투자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그마컴 관계자는 “오는 11월 수능시험이 끝나고 난 뒤 수능방송이 실제 시험에 많이 반영된 것으로 나타나면 수능 특수가 다시 올 것”이라며 “현재는 HDTV용 고가 제품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하기자@전자신문, y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