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IBM 회사분할 배경 뭔가

PC 독자 브랜드화 LG의 강한 자신감

LGIBM이 14일 회사 분할을 공식 발표,LG전자와 IBM이 지난 8년간의 전략적 동거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LG전자의 PC사업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PC업계는 그동안의 OEM 비즈니스를 탈피,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독자브랜드 PC 수출을 하려는 LG전자의 전략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도 “독자PC사업 전략이 IBM과의 결별의 주된 배경”이라며 “LG전자와 IBM이 각각 X-노트, 씽크패드를 판매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중국 노트북PC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중인 IBM(16.8%, 2003년기준)과의 불편한 관계를 미연에 방지하고 본격적인 경쟁 노선에 뛰어들 셈이다.

LG전자는 이미 LGIBM 분할 작업이 착수된 지난 2분기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포석을 끝냈다. 대만 최대 마더보드 전문업체인 MSI와 공동으로 설립했던 중국 쿤산 노트북PC 생산법인 지분 49%를 인수, 100% 자회사로 만들며 중국 진출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56만대의 노트북PC가 생산, 일부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IBM에 공급되고, 나머지 생산물량은 ‘LG’ 및 ‘X-노트’ 등 독자브랜드로 해외로 수출돼 왔다. 국내외 업계에서 IBM과 결별 이후 향후 중국 현지법인을 통한 노트북 PC 사업을 강화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LG전자는 자사가 생산, LGIBM에 공급해 왔던 노트북PC ‘X-노트’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상태여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97년 9.6%에 머물던 LGIBM의 국내 노트북PC 시장점유율은 X-노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14%, 올 상반기 20%를 돌파했다.

 LG전자는 LGIBM의 기존 오프라인 대리점에다 하이프라자 등 자체 운영하는 전국적인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IBM 관계자도 이번 결정에 대해 “시장 변화에 따른 독자성장 기회가 회사 조직변화를 유도한 것”이라며 “부정적인 변화보다는 사업확대라는 긍정적인 요소가 강한 분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IBM은 이번 분할 결정으로 서버 ‘e서버 X시리즈’와 노트북 ‘씽크패드’, 데스크톱 PC ‘씽크센터’을 국내 유통망 재정립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케팅을 LG전자의 유통라인에 상당부문 의존한 상태여서 새롭게 마케팅 라인 및 AS라인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