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디지털]국내기업Ⅰ-삼성그룹: 삼성SDI

 삼성SDI(대표 김순택 http://www.samsungsdi.co.kr)는 브라운관 기업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 ‘디지털·모바일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에서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이르기까지 각종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며 이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70년 진공관에서 시작해 흑백 및 컬러 브라운관으로 영역을 확대, 90년부터 이분야 점유율 1위를 기록해 세계 최대 브라운관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 99년 말 김순택 사장 부임이후에는 브라운관에서 탈피, 디지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4년동안 OLED, PDP, 2차전지에 집중 투자한 결과 지난해 국내외 연결 기준으로 비 브라운관 제품이 전체 매출액의 42%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55%까지 대폭 높아져 최초로 50% 이상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2002년 5월, 2차전지에 이어 PDP와 OLED도 지난해 6월 잇따라 월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삼성SDI의 이러한 대도약은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그동안 브라운관 사업에서 거둬 들인 대규모의 자금을 정확한 시장분석과 미래 성장성, 업의 개념을 고려해 차세대 신 사업에 집중 투자해온 결실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30년 넘게 브라운관 사업에 주력, 90년대 들어 최고·최대 브라운관업체로 도약했으나 브라운관 시장이 각종 평판 디스플레이의 등장으로 축소됨에 따라 대체할 사업을 찾아야만 했다. 이 때 이 회사가 찾은 품목은 PDP, OLED, 2차 전지였다. 초창기에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생소한 제품인 PDP와 OLED, 2차 전지에 매년 수백∼수천억원의 투자비를 투입해야 하는 결정에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았으며 브라운관의 안정적인 수익에 안주하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이 신제품들은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전망이 불투명했으나 김 사장은 신 사업의 높은 성장성을 정확히 예측해 신속하고 적절한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개발, 우수인력 확보를 통해 조기에 정착시켰다. 일본업체들보다 PDP는 5∼6년, 2차 전지는 10여년, OLED는 1∼2년 늦게 시작했지만 삼성SDI는 탁월한 신제품 개발과 생산성 혁신을 통해 양산 1∼2년 만에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추었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3대 신 사업에 거액을 투자, 성공을 이끌어낸 선견지명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김순택 사장은 “도전이 없는 조직은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며 “고지를 오르기 위해 땀흘리다 보면 모든 임직원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자세가 바뀔 것”이라고 직원들을 설득해왔다.

 삼성SDI는 국내 포함 세계 7개국에 13개(중국 5, 말레이시아, 독일, 헝가리, 멕시코, 브라질)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3만여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90년대 초부터 ‘시장이 있는 곳에서 바로 생산한다’는 글로벌 경영의 전략을 세우고 해외로 진출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고객에게 신속하게 공급해 왔을 뿐만 아니라 환율 불안과 무역장벽에도 대응해 왔다. 다양하고 광범위한 세계 시장의 수요 특성에 맞는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일부 법인은 직접 개발하는 등 현지화를 진행, 타 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신제품을 적기에 출시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여 글로벌 경영을 가속해왔다.

 또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우수한 품질로 원가 및 품질경쟁력을 확보, 거래선으로부터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시장흐름을 정확히 예측하는 마케팅 능력을 기반으로 지역별 적절한 진출시기 및 기종선택으로 조기 경영 성과를 실현했다. 해외진출시 30여년의 핵심설비 자체제작 기반기술 보유 및 기능별 전문가 집단에 의한 지원활동, 국내 연계 현지 우수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공정핵심기술과 우수 사례는 12개의 생산거점에 수평적으로 확산시켜 전 생산라인의 상향 평준화를 꾀하고 있다.

◆인터뷰-김순택 사장

 “삼성SDI는 디지털, 모바일 디스플레이 세계 최고 기업의 위상에 맞게 글로벌 기업 수준에 맞는 ‘나눔의 경영’을 펼치고자 합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올해를 지속가능경영 원년으로 삼고 고객과 주주를 존중하고 경제적 목표 외에도 기업의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지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김순택 사장은 지난 5년 동안 삼성SDI의 쾌속 변신을 이끌어왔다. 지난 99년 취임 당시 브라운관, 모바일 사업뿐이던 것을 PDP, OLED 등 신규사업을 발굴해 키워온 것은 물론 기존 사업은 더욱 굳건히 세계 1위 자리를 다져왔다. 특히 1년에 한번씩 직접 경영설명회(IR)행사에 참석해 회사의 현황을 자세히 설명하는 등 투명 경영에도 앞장서 왔다.

 김 사장은 “세계 최대, 최고 화질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 생산해온 세계 최고의 경쟁력 뒤에는 꾸준한 국산화, 신소재·부품 개발,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개선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오늘의 위치에 도달한 것은 기술 경쟁력 강화에 보다 치중함은 물론, 우수인재와 핵심기술력 확보를 위해 힘쓰고,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나간 것이 그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개안수술, 지속가능성 경영 등 사회공헌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김 사장은 “삼성SDI는 전통적으로 창사이래 경제적, 사회적, 윤리적 책임이라는 기업의 3대 의무를 중요시 해왔다”며 “지속가능 경영을 통해 삼성SDI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경영 활동과 성과를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안수술 등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SDI는 올해를 제2도약의 원년으로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에너지 기술 선도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한 바 있다”며 “기존 사업에서 창출된 부를 바탕으로 전계발광디스플레이(FED), 연료전지(Fuel Cell)와 태양전지(Solar Cell),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에너지 사업에 집중적인 연구개발과 신속한 투자를 통해 조기에 사업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미래 청사진을 밝혔다.

 김 사장의 또 다른 관심 거리는 상생 경영이다. 그는 “‘협력사 지원센터’ 오픈을 계기로 협력사 품질 지도 강화, 환경경영 체제 구축 지원, 6시그마 경영혁신 기법 전수 등을 실시하고 2세 경영자 교육지원, 신기술·신공법 개발 및 라인 증설시 무이자 자금대출 등으로 협력사들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협력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SDI도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업전략

 삼성SDI는 지난 70년 창립한 이래 컬러브라운관과 휴대폰용 LCD를 생산해 왔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PDP와 2차전지, OLED에 집중 투자해온 디스플레이·에너지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 1위인 컬러브라운관(28%)과 휴대폰LCD(24%)와 더불어 올해부터 PDP 27%, OLED는 40%로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제품에서 세계적인 점유율을 자랑해 신-구 디스플레이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2차 전지사업도 14%로 세계 ‘빅3’ 업체로 도약할 전망이다.

 현재 PDP는 지난해 2라인 준공으로 현재 1, 2라인에 월 13만대 생산규모로 세계 1위로 도약했으며 현재 건설중인 월 최대생산능력 12만대의 3라인이 완공되면 월 25만대로 경쟁 업체들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따돌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LED는 2002년 8월 세계 최초로 256컬러 제품 양산에 성공했으며 현재 월 250만개(1인치 기준) 규모의 수동형(PM) 제품 생산능력을 갖추고 판매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최근 세계 최대 17인치 능동형 제품 개발에도 성공해 대형화에서도 기술 선도 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 23%로 김순택 사장 부임이후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휴대폰LCD는 보급형 STN-LCD부터 중급형 UFB-LCD, 최고급 UFS-LCD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모바일 전자 기기의 심장부인 2차전지도 지난해 2차전지 제 2공장을 준공, 현재 월 1700만셀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 산요, 소니와 함께 세계 탑 3에 진입했으며 올해말 월 2200만셀까지 생산 능력을 높일 예정이다.

 브라운관 사업도 ‘사양 산업’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할 정도 높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해 총 6200 만개의 브라운관을 판매해 지난 2001년 5100만개, 2002년 6100만개에 이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타 브라운관 업체들이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에 실패해 브라운관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거나 생산 축소, 인수 합병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브라운관 두께를 절반으로 줄인 디지털TV용 ‘빅슬림(Vixlim)’ 브라운관으로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브라운관 두께를 대폭 줄여 브라운관 TV의 새 부활을 이끌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2010년 연 매출 20조원, 세전이익 3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의 지속적인 캐시카우화 △3대 육성 사업의 신성장엔진화 △차차세대 디스플레이·에너지 사업의 역량 확보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의 위상 강화 등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