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를 희망하세요? 월드컵 경기장이 있는 상암동으로 가세요.”
“소프트웨어요? 강남에 가시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서울이 △문화(도심) △소프트웨어형 IT(강남) △하드웨어형 IT(구로/금천) △미디어·엔터테인먼트(상암) 등 4개를 디지털거점으로 삼아 IT도시로 완전 탈바꿈한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상암동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단지다.
문화는 남산에 위치한 서울산업진흥재단(애니메이션·만화·캐릭터·패션)을 중심으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등이 지속적으로 지원을 펼친다. 또 소프트웨어형 IT와 하드웨어형 IT는 테헤란밸리와 구로동 디지털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측면지원에 나선다.
상암동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단지는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통해 완성되는 것으로 서울시 회심의 역작. 오는 2010년 완공예정인 DMC는 660만㎡에 테라 바이트급 정보통신망을 구비하며, 특히 인간친화적인 환경을 꾀하는 도시 개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 청사진 속에는 미디어 기업이 입주할 첨단 빌딩, 안락한 주거시설, 4개의 자연 테마파크, 문화 및 오락시설, 그리고 과학기술 박물관과 국제 교육시설까지 포함돼 있다.
상암동 DMC는 방송·영화·애니메이션·게임·음악·소프트웨어 개발·온라인 교육 등 디지털콘텐츠 창조에 필요한 모든 요소의 산실로서 개발되고 있다. 영국 런던의 카나리 와트 개발 부지의 1.7배 규모인 DMC 프로젝트 부지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실험실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 근처에 건설되는 상암 새천년 신도시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뤄 공존하는 생태학적 도시가 된다. 또한 세계의 디지털 미디어 기업이 요구하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정보집약적 도시이자 동북 아시아 전역을 연결하는 허브 도시가 된다. 여의도에 입주한 방송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서울시는 인터넷 방송사업자와 디지털 위성 방송사업자가 DMC 내에 미디어 제작센터를 설립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DMC 중심가에는 첨단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 제품으로 구성된 ‘디지털 미디어 스트리트(DMS)’가 조성된다. DMS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 제품을 가로와 건축물에 구현함으로써 연구소나 기업에는 새로운 제품을 전시하고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일반 시민이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는 2006년까지 추진될 1단계 사업에서는 DMC 상징조형물, 첨단 가로등, 첨단 광고판, 첨단 정보키오스크 등을 설치하고 2006년 이후부터는 전세계 도시의 실시간 현황을 볼 수 있는 세계의 창과 실물 없는 가게인 인터넷 상점, 첨단버스안내시스템 등을 추진한다.
이 가운데 첨단 가로등은 내장된 센서에 의해 보행자의 접근이나 움직임 정도에 따라 조도 및 색감이 다양하게 조절되고 DMC 전체 지역에 무선랜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첨단 정보키오스크는 공중전화기, 현금지급기, 웹 키오스크, 인터넷PC방이 결합된 가로형 종합정보센터 기능을 수행한다. 인터넷 상점은 인터넷과 전통 상점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상점. 매장 직원이 근무하고 실제 상품이 진열되지만 실질적인 상품 주문은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고 고객이 주문한 상품은 오프라인 창고에서 직접 배송한다. 또한 건물 설계시부터 건축물과 일체화되도록 벽면에 첨단광고판이 설치돼 상가 내 매장 광고는 물론 영상 및 아트 방송이 이루어진다.
정부는 서울을 IT중심 도시로 육성하는 한편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등과 경쟁하는 동북아 금융·국제비즈니스 허브로 만드는 데도 주력한다. 이를 위해 도심과 용산·상암 등은 국제업무, 여의도는 국제금융, 강남은 국제회의와 컨벤션산업을 집중 지원한다.
서울시는 최근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포천에도 소개된 대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정보화 부문의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매진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부터 오는 2006년까지 서울 시민들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인터넷을 통해 모든 민원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5000억원 가량이 투입돼 추진되는 ‘서울 정보화 마스터플랜’에 따른 전자민원종합센터 구축이 이뤄지면서 가능하게 된다.
또 공무원이 주차위반 단속이나 환경오염 감시, 소방업무 등의 현장에서 PDA 등 이동단말기를 통해 업무를 볼 수 있는 ‘모바일 민원행정시스템’도 도입된다. 아울러 뉴타운에는 건물이나 도로 등 주요 지형지물에 전자식별자(UDIF)를 부여하고 밀집지역에는 생활형 출력표시장치를 설치하는 등 지능형 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이와 함께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노인이나 독거노인, 응급노인 등을 대상으로 병력이나 신원 정보가 담겨 있고 위치측정시스템(GPS) 수신기능을 갖춘 ‘노인종합복지카드’가 보급된다.
시는 우선 치매노인 4만9000명과 독거노인 2만9200명 등에게 위치인식 칩이나 GPS수신기를 제공하되 점차 기능이 통합된 노인종합복지카드로 대체해 나갈 방침이다. 이 밖에 △사이버 나눔장터 구축 △시민 사이버교육 강화 △동(洞)단위 사이버마을 운영 △사이버 문화체험관 구축 △청계천 첨단IT 테마파크 조성 △외국기업 IT인프라 지원 등의 정보화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인터뷰(박정호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
“지난해 서울이 세계 100대 도시 중 정보화 수준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쏟겠습니다.”
서울시 정보화의 조타수 역할을 맡고 있는 박정호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49)은 “서울시의 정보화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지만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며 무궁무진한 정보화사업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정보화기획단은 서울시 전자정부 구현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으로 지난 99년 3월에 설립됐다.
그는 지난해 시작돼 오는 2006년까지 4년간 진행되고 있는 서울정보화 마스터플랜에 대해 소개했다.
“올 연말까지 정보시스템의 통합과 연계를 핵심으로 한 1단계 사업이 완료되고 내년부터는 시민들이 모든 정보시스템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고도화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내년이면 시민 누구나가 서울시 정보시스템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박 단장은 이르면 내달 서비스에 들어가는 ‘원클릭 서비스’에 대해서도 자랑을 아끼지 않는다.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서울시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들이 펼치고 있는 모든 온라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며 행정서비스를 찾기 위해 온라인을 뒤지는 불편함을 덜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밖에 내년에 내부와 외부 두 영역으로 나눠 사업계획을 수립·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대내적으로는 △24시간 무중단 정보서비스 실현을 위한 데이터센터 안정적 운영 △바이러스·해킹에 대비한 통합정보보호체계 강화 △지하시설물 등 지리정보 정확도 향상 △내부행정포털(EP) 도입을 통한 행정업무 효율성 제공 등에 나선다.
대외적으로는 △수요자 중심의 정보서비스 체계 기반 마련과 모바일 전자정부 기반 확대 △통합예약시스템 활성화를 시민편의 제공 △인터넷방송을 통한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정보서비스 제공 △PC보급 및 시민정보화교육을 통한 정보격차 해소 등을 정했다.
박 단장은 이 같은 정보화 계획이 체계적으로 펼쳐질 수 있도록 그동안 기반 조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쏟아왔다는 점을 역설했다.
“2002년 10월 단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서울시에는 전산실만 30개가 있었으며 홈페이지도 무려 90개에 육박했습니다. 서울시 정보시스템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현재는 전산실 홈페이지가 모두 하나로 통합됐습니다.”
그는 최근 남대문시장이 포털사이트(http://www.enamdaemun.com)를 개설한 것을 소개하며 서울이 e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의도에는 서울국제금융센터, 청계천 복원지역은 금융·국제업무단지 그리고 상암동에는 DMC가 들어섭니다. 이들 3개 지역을 삼각축으로 서울을 동북아 e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만들 것입니다.”
정보통인 그는 서울시가 정보화뿐만 아니라 산업육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시 산업국에서는 외국인투자, 최신 IT분야, 첨단산업기술개발, 벤처창업, 금융통신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DMC단지의 통신망 구축지원 등 웹기반 구축 및 정보통신 인프라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