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가는 윈도NT 대체수요를 잡아라

“500억원 규모의 윈도NT 대체 수요를 잡아라.”

 윈도NT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버용 운용체계로 소형 서버 분야에서 유닉스의 대안 세력으로 상당한 입지를 확보했었다. MS 윈도 계열의 새로운 서버용 운용체계가 등장하면서 단종의 수순을 밟아 왔다. 올해 연말로 윈도NT에 대한 고객 지원이 끝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수요를 둘러싸고 서버 진영 간 경쟁이 예고된다.

 현재 한국MS에서 추정하는 윈도NT 서버 사용 현황은 라이선스 기준으로 1만∼1만5000대 정도. 윈도NT가 사용되는 서버 플랫폼이 대부분 투웨이(CPU) 정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은 300억∼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기존 윈도NT 고객을 윈도서버2003으로 마이그레이션해 기존 고객을 지키려는 한국MS의 수성 전략과 이 기회를 이용해 경쟁사의 수요처를 뺏어오기 위한 인텔 서버(IA) 진영 내 윈백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리눅스와 유닉스 진영도 윈도 수요를 뺏어오기 위한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유닉스 서버 통합·리눅스도 적극 검토=아직까지 윈도NT를 사용하고 있는 주요 기업은 주로 10대 미만의 서버가 있는 중소기업이지만 삼성전자나 SK, 부산은행, 대법원 등 규모가 큰 곳도 적지 않다. 여기에 게임업체들도 상당한 윈도N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게임업체처럼 윈도 인프라에 익숙한 이들은 리눅스나 유닉스로의 마이그레이션보다는 윈도서버2003으로 OS를 교체하고 동시에 서버를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부 업체의 경우 이번 기회에 리눅스나 유닉스로 마이그레이션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00여대의 윈도NT 서버를 사용하고 있는 대형 A 금융사는 내년 1월 이전에 해당 서버를 윈도2003으로 OS를 교체하는 방안 외에도, 리눅스 도입이나 유닉스 서버 기반의 서버통합 세가지 방안을 통해 인프라를 정비한다는 결정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관련, A사 IT기술지원팀장은 “보안이나 향후 기술 트렌드를 감안할 때 전략적으로 리눅스 기반으로 플랫폼을 교체하거나 이참에 유닉스 서버를 기반으로 서버통합을 추진, IT인프라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MS 최소 절반은 고수한다=한국MS는 대부분의 고객이 OS 교체에 그치지 않고 낡은 서버까지 바꿀 것이라는 분석을 내리고 하드웨어업체와의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MS는 가능한 한 다양한 서버업체와 공조를 통해 기존 시장을 수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서버업체별 다양한 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한국MS는 서버업체 중에서 한국후지쯔, 델컴퓨터코리아와 공조를 우선 시작했다. 한국후지쯔는 일본의 경우 작년 말로 윈도NT에 대한 고객 지원이 끝났고 마이그레이션을 성공적으로 해낸 본사의 기술이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한국후지쯔의 투웨이 서버에 윈도서버2003을 탑재해 약 300만원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한국MS는 델컴퓨터코리아와 중소기업을 겨냥한 획기적 가격의 윈도서버2003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중이지만 델의 투웨이 서버에 윈도서버2003과 익스체인지서버2003을 설치, 150만원 전후의 가격에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진 한국MS 차장은 “올해 내에 윈도NT 고객 중 30% 정도를 윈도서버2003으로 흡수할 방침”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최소 50% 이상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이슬림코리아 등 게임업체를 주수요처로 확보하고 있는 국내 주요 IA 서버업체들도 기존 고객을 수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밀착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시스템 교체시 애플리케이션 개발 비용이 문제=윈도NT에서 리눅스나 유닉스로 전환을 검토하는 고객이 있는 상황에서 리눅스나 유닉스 진영에는 호기다. 그러나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리눅스 기반으로 재개발해야 하는 초기 투자비가 필요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실제로 300대 가까운 등기망 서버를 윈도NT 기반으로 운용하고 있는 대법원은 이미 작년 새로운 OS로 교체를 검토했지만 애플리케이션 재개발 비용이 예산으로 책정되지 않아 프로젝트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대법원 측은 기술 지원이 끝날 경우 한국MS 측과 ‘쿠폰’ 형태의 기술 계약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되 예산이 책정되는 대로 애플리케이션 재개발 및 시스템 교체를 추진할 계획이어서 대법원 프로젝트는 단순 OS나 서버 교체가 아닌 SI 형태의 대형 프로젝트로 확대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신혜선·장동준기자@전자신문, shinhs·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