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이용요금이 전국 월 평균 5492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디지털 케이블TV의 적정 이용요금이 2만원을 초과할 것으로 분석돼 4배 이상의 이용요금 인상이 가입자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가입자들이 소폭의 케이블TV 요금인상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전례에 비춰 디지털 케이블TV의 보급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방송위원회가 유료방송의 가격규제 정책수립을 위해 전국 119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대상으로 조사한 지난 상반기 케이블TV 가입자 현황 및 이용요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업자당 월 평균 매출(ARPU)은 5492원에 불과하며 가입자의 62%가 채널 45개 미만, 이용요금 5000원 미만의 저가 보급형 및 의무형 채널상품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케이블TV 총 가입가구는 1172만 가구로 전국 1700만 가구의 69.01%를 차지했다. 케이블TV 가입가구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5.2% 늘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동일기간 위성방송의 가입증가율인 17.5%보다는 현저히 낮았다. 현재 위성방송 가입률은 전체 가구 중 8.2%다.
전국 119개 SO 중 서울 강남지역의 강남케이블TV ARPU가 1만2432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케이블TV광주서부방송이 2394원으로 가장 낮아 약 1만원 정도의 큰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 ARPU는 서울이 7619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제주(7351원)·강원(6828원)·인천(5340원)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광주가 3153원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캐치온·스파이스TV 등 유료채널(프리미엄 채널) 가입가구는 26만6000가구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4만6000가구가 증가했으며, 가입가구 중 2.27%가 유료채널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위는 2개 이상의 채널상품을 운용하지 않고 전체 채널을 의무형 가격인 4000원 정도로 할인해 공급하는 사례도 확인됐으나, 이 같은 SO가 지난해 말 전체 SO의 30.5%(36개 SO)에서 18.5%(22개 SO)로 감소해 SO가 이용약관상의 채널상품 개수를 정상적으로 운용하려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말 63%가 넘었던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체 가입가구의 이용요금 할인율은 전체 평균 44.7%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SO들이 인터넷 번들서비스 등을 통해 단체 가입가구를 가격 8000원 이상의 기본형으로 유도하고 단체 수신계약을 통해 전체 채널을 덤핑 운용하는 사례를 줄임으로써 매출구조 호전과 저가라는 케이블TV에 대한 인식 전환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방송위는 “디지털 케이블TV에 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저가라는 케이블TV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복수SO(MSO) 중심으로 업계가 지속적인 홍보와 이용약관 개선 및 소비자 홍보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위는 내달중 케이블TV 원가분석 지표 및 방법론 개발 등을 통한 적정 시장가격 규제기준을 마련하고 이용약관 준수 여부 및 이용요금 운용실태에 대한 정기적 조사를 실시, 유료방송 시장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방침이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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