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850선에서 향후 방향성을 탐색중인 가운데 ‘추가 상승이냐 하락 조정이냐’를 둘러싼 증권사들의 시각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850선은 대다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9월 증시의 고점이자 향후 중장기 시장의 흐름을 가름할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히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그 근거로 △주가 상승을 견인할 만한 내수 회복 가능성 불분명 △IT경기 저점 통과 근거 미약 이라는 두 가지 상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수급상황이 좋고 IT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연말 효과와 맞물려 큰 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낙관적 시황관도 적지 않다.
◇단기 랠리 한계. 비중 축소=현대증권은 15일 최근 주가 상승이 단기 랠리에 그칠 것이라며 주식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최근 주가 상승이 미 경제의 회복세나 IT경기의 저점 통과 전망 등 펀더멘털 개선에 근거하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김지환 연구원은 “미국 경제는 아직 장기 둔화와 단기 위축의 경계선을 지나고 있어 추세적 상승·하락을 논하기 이르다”라며 “휴대폰·LCD 등 IT업황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수요 회복 조짐은 아직 없다”라고 말했다.
교보증권도 주가가 850선 이상에 오르는 것은 과열이라고 진단했다.
임송학 이사는 “정부의 부양책 이후 내수 회복 가능성이 증시를 이끌었지만 도·소매판매, 설비투자, 서비스업 경기 등 대부분의 지표들은 여전히 좋지않다”며 “IT경기 역시 이제 정점을 지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회복을 논하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IT에 의한 레벨업·매수 대응=키움닷컴증권은 현 상승장이 IT업종에 의한 또 다른 레벨업 과정이라고 진단하고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최근 IT주가 랠리를 펼치면서 시장을 끌어올려 9월 상단을 850으로 보던 전망은 이미 효력을 상실했다”며 “최근의 랠리가 ‘IT경기의 회복을 전제로 한 랠리’라는 시나리오와 맞아 떨어진다면 증시의 상승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동원증권 장재익 연구원은 “내수주 강세 이후에 IT부문에 의해 2차 랠리가 나타나고 있고 이는 국내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동조화 추세”라며 최근 상승장에 대한 평가 절하를 경계했다.
◇내수 가치주냐 IT주냐=시장 전망에 따라 주도주에 대한 예측도 달라지고 있다.
하락장을 예측하는 쪽은 내수주에,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둔 쪽은 IT주 위주의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내수관련 지표가 좋지 않지만 최근 주가 상승이 정부의 강력한 내수 부양 의지가 근간이 됐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내수주에 관심이 쏠린다”며 “IT부문은 실적 추정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어 3분기 어닝 시즌을 통해 검증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동원증권은 내수 가치주보다는 성장주가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등 글로벌 시장에서 IT부품주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고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효과도 IT업종에서 먼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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