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디지털]국내기업Ⅰ-LG그룹: LG필립스LCD

 ‘출범 4년 만에 세계 1위.’

 지난 7월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 http://www.lgphilips-lcd.com)는 한국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한국과 미국 증시 동시 상장에 성공했다.

 지난 99년 LG전자와 네덜란드의 필립스가 합작 출범하면서 이목을 끌기 시작한 이 회사는 세계 최초 4세대 TFT LCD 생산라인 양산 가동에 이어 세계 최초 5세대 라인 가동 등 잇따라 기록을 세웠고 2003년에는 전세계 TFT LCD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드라마틱한 성공 신화를 일궈냈다. 1987년 LG전자 중앙연구소에서 TFT LCD 기술 연구를 시작하고, 1995년 구미 LCD 1공장에서 9.5인치 TFT LCD를 첫 제품으로 생산한 지 8년, LG필립스LCD 출범 4년 만의 쾌거였다. LG필립스LCD는 지난해 매출 6조313억원, 영업이익 1조1138억원을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 4조3929억원 매출과 1조4634억원의 영업 이익을 달성해 33%를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필립스LCD의 초고속 성장 배경은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에 있다. TFT LCD 산업의 기술 경쟁력은 생산기술력과 제품 개발 기술력이 함께 갖춰질 때 최고의 경쟁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회사는 90년대 중반 대부분의 LCD 업체들이 노트북용 TFT LCD시장에 집중했을 때 모니터 시장에 주목했다. 노트북에 비해 더 큰 사이즈의 TFT LCD를 적정한 시장 가격을 형성하면서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3세대 생산라인보다 큰 4세대 이상의 LCD 생산라인이 필요했다. LG필립스LCD는 LCD 모니터 시장 창출을 위해 경쟁사에 비해 한 발 앞선 지난 2000년 4월 세계 최초로 680×880mm의 4세대 TFT LCD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이어 2002년 5월에는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유리 기판 사이즈가 1m를 넘는 1000×1200mm 5세대 생산라인 가동에도 성공했다.

 이와 함께 마스크 공정을 감소시킨 4마스크 기술의 상용화와 원드롭필링(ODF)이라는 차세대 액정 주입 기술 등 업계 최고 수준의 TFT LCD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2002년 LG필립스LCD는 차세대 TFT 배선 재료인 ‘구리’를 이용한 구리 배선 기술을 개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구리 배선 기술을 이용하면 더 높은 해상도의 선명한 화질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영상 신호의 왜곡을 현저하게 줄이고 빛 투과율을 높여 한층 밝은 영상 구현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30년의 LCD 기술 역사를 가진 일본 업체들도 성공하지 못한 기술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52인치와 55인치 HDTV용 TFT LCD를 개발해 50인치급 초대형 LCD 시대를 개막했고 상하좌우 176도의 시야각과 색상 왜곡이 없는 슈퍼IPS 기술을 통한 한층 발전된 HDTV용 TFT LCD를 선도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경북 구미 지역을 모니터용 및 노트북용 LCD와 휴대폰 단말기용 LCD 등 IT 중심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육성해 나가는 동시에 차세대 LCD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 LCD TV용 TFT LCD 경쟁력을 육성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 지역에 최첨단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설립키로 하고 올 3월 착공에 들어갔다.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는 협력업체와 함께 총 25조원을 투자, 50만평의 LG필립스LCD 산업 단지와 50만평의 LCD 관련 기술 업체들을 위한 협력 업체 단지 등 총 100만평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 단지는 또 산학연의 유기적인 기술 교류를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LCD R&D 파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필립스LCD는 2006년 상반기부터 파주 7공장 양산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현재 공장과 관련 시설을 건설중에 있다.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거주 및 교통의 편리성과 인천공항, 인천항 등 수출에 필요한 물류 인프라가 우수한 파주 지역은 향후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어 갈 견인차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사업전략

 LG필립스LCD는 하이엔드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 개척을 통한 TFT LCD 제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제품 전략은 차세대 LCD TV 시장 공략 가속화를 통한 미래 시장 개척과 함께 대형 와이드 타입 노트북 및 모니터용 TFT LCD 강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시장 선점으로 요약된다.

 LG필립스LCD는 국내 최초의 포스트 5세대 생산라인인 구미 6세대 LCD 생산라인을 하반기 중으로 양산 가동에 들어가 본격적인 LCD TV 시장 선점에 나설 예정이다. 5세대까지 모니터나 노트북용 패널 생산이 주 목적이었다면 6세대부터는 본격적으로 TV 시장을 겨냥한 생산 라인인 셈이다. LG필립스LCD는 TV용 LCD 시장에서 지난해 135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27%를 차지하여 일본의 샤프와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다투며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6세대 생산라인에서는 32인치와 37인치 등 시장 형성이 본격화되는 30인치급 LCD TV용 제품을 대량 생산하여 현재 LCD TV 시장의 주력 제품군인 20인치급 이후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6세대 생산라인에서는 1500×1850mm 유리기판 한 장에서 32인치 제품 8장, 37인치 6장을 생산할 수 있어 5세대에 비해 최고 4배의 생산성을 확보, 현재 5세대를 가동하고 있는 대부분의 경쟁사들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15인치, 17인치 등 퍼스널 TV용 제품에서부터 20.1인치·23인치·26인치의 중형 TV 제품군, 32인치와 37인치 시장 주력 제품군과 42인치, 55인치 등 프리미엄 제품군 등 LCD TV 모든 제품을 양산함으로써 LCD 업체 중 가장 폭넓은 제품을 생산하여 이 시장의 전방위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모니터용 LCD 시장에서는 17인치 및 19인치 등 주력 제품군 확대를 통한 시장 선도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2004년 2분기 현재 63%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20인치급 이상 시장에서 20.1인치 UXGA 고해상도 모니터, 23인치 와이드 초대형 모니터용 등 고부가가치 제품 마케팅을 강화해 이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해 경쟁사들과 차별화해나갈 계획이다. 노트북용 LCD 제품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5인치급 제품 시장에서 25.5%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LG필립스LCD는 15인치 시장주력 제품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해 가고 있다. 또한 15.4인치 와이드를 비롯해 이 회사가 8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7인치 와이드 LCD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고성능 제품 시장에 주력한 결과 최근 제품 평균 판매 가격(ASP)이 동종업체에서 최고 수준을 기록중이다.



◆인터뷰-구본준 부회장

 “최근의 LCD 가격 하락은 동전 양면과도 같은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하반기부터 2001년까지 LCD업계는 공급과잉과 LCD 가격 하락의 시기를 겪었는데 그러한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LCD모니터 수요가 폭발했고 최근의 LCD 산업성장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LG필립스LCD의 구본준 부회장은 정확한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해 대부분의 시장 조사기관들이 LCD 공급 과잉을 우려했을 때 그는 ‘2004년에야 공급과잉이 올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 예측은 적중했다. 그런 그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LCD 가격 폭락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이러한 성장통을 겪어야만 새로운 시장이 창출됐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부터는 LCD TV 시장의 급성장을 준비해야 하며, 현재의 가격 하락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하반기에 LG필립스LCD의 6세대 생산라인이 본격 양산에 들어가고 타 회사의 LCD TV용 생산라인 가동이 본격화되면 LCD TV 시장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최대’보다는 ‘최고’를 강조해왔다. 그 덕분에 지난 상반기 동종업계에서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구 부회장은 “LG필립스LCD가 이처럼 높은 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은 최고 수준의 공정 기술력과 이를 통한 높은 생산 수율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와 함께 지속적인 혁신활동을 통한 부품 단순화,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 확보와 양성, 개발 일정 단축 및 고부가가치 하이엔드 시장 선점 등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LG필립스LCD가 가장 모범적인 합작회사로 운영되는 데 대해 그는 “LG와 필립스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영어로 회의를 진행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루어왔으며 , 필립스는 한국 정서를 적극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TFT LCD 산업은 부품, 장비, 재료에서부터 LCD 모니터·노트북·TV세트까지 폭넓은 전후방 산업을 가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라며 “최근 경기도에 많은 LCD 관련 외국 업체들이 투자를 한다는 점을 주목해볼만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많은 요즘 세계를 제패하는 스타 기업을 육성함으로써 외국 산업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은 산업 공동화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는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에서 국내 장비, 부품 협력업체들과의 기술 교류 및 공동 개발이 가속화되면 관련 중소 업체들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고 한국 산업 하부 구조가 견실해지는 데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접경지역에서의 대규모 첨단 산업 시설 투자는 대한민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국가신인도를 제고하는 데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