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발단계부터 세계시장 겨냥
제품 사용자들과 판매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국내 고객사가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판매채널도 구축됐다. 회사가 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회사 설립 시부터 네트워크 장비업체로서의 존재 의미를 가지려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여 우리만의 입지를 만드는 것이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라 생각해왔다. 그 일환으로 작은 노력들이지만 설립 직후부터 회사의 홈페이지를 영문으로 만들어 운영을 해왔고, 제품을 개발할 때에도 늘 세계 시장 진출과 세계적 기업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진행해 달라고 당부하곤 했다.
실제로 제품 개발 직후 제품판매 및 협력관계 체제를 위해 많은 수의 글로벌기업과 접촉을 시도했다. 수많은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에 편지를 보내 우리 제품의 취급에 대해서 또는 상호 OEM에 대한 제안을 실행했다. 결과는 1통의 간단한 제품문의로 끝났다.
판매실적도 적은 초기 벤처 회사가 의지와 패기 하나만으로 엄청난 규모의 기업들에게 문을 두드린다는 것이 다소 무리한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 이러한 결과를 받아보고 “기본부터 착실히 해 확실히 승부해 보자. 훗날 파이오링크에 앞다퉈 제안하는 날이 올 것이다”라는 근성을 키워준 계기가 되었다. 그때의 다짐은 점차 현실로 나타났다.
기술력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게 되면서 많은 네트워크 장비분야 및 보안분야의 업체들로부터의 핵심 모듈의 개발 제의 또는 긴밀한 제휴에 대한 제의를 받게 되었다. 지난 2001년에는 유수의 보안칩셋업체로부터 초청을 받아 파이오링크의 초창기 제품이었던 SSL가속장치를 세계적인 네트워크전시회인 넷월드인터롭에 전시하기도 했다.
해외 시장에 대한 포부를 키워가고 있던 어느 날 포보스라는 소호용 L4스위치와 SSL 가속기 제품을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한 회사가 보안회사인 소닉월에 4000억원에 달하는 평가액으로 인수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핵심기술면에서 파이오링크의 기술력은 포보스와 비슷한 수준 이상이었다. 그러나 포보스는 제품을 상용화하여 팔고 있었을 뿐 아니라 소위 글로벌 회사였다. 팔린 적이 없는 제품과 팔리고 있는 제품은 완전히 다르다. 포보스의 제품은 글로벌시장을 대상으로 만들어졌고, 각종 매뉴얼과 홍보자료 등은 영문으로 작성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활동 준비가 돼 있었다는 의미다.
준비만 하면 우리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때문에 40억과 4000억원이라는 100배 이상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상용화와 글로벌화를 통해 100배 그 이상의 가치를 충분히 창출해 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이 단계서 멈추고 만다.
파이오링크는 이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제품·문서·서비스 등 고객과의 접점에 대해 엄격한 상용화와 글로벌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시작부터 글로벌을 지향함으로써 체질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henry@pioli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