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터·알루미늄 전해콘덴서·튜너 등 퇴물로 여겨졌던 아날로그용 수동부품들이 디지털로 새롭게 변신하며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아날로그 제품용 수동부품은 밀물처럼 밀려든 중국업체들의 공세로 대표적인 저부가 제품으로 전락했고 일본과 한국은 이미 손을 떼고 있다. 그러나 카메라폰·디지털TV·TV폰 등 디지털 제품에 적합하도록 새기술로 무장된 첨단 수동부품은 귀하신 몸이다.
85℃에서 2000시간을 보증하는 일반 규격의 알루미늄 전해콘덴서 평균 단가는 대략 10∼20원대선. 그렇지만 카메라폰용 플래시에 들어가는 스트로보용 알루미늄 전해콘덴서는 ‘부르는 게 값’이다. 스트로보 플래시는 백색 발광다이오드(LED) 플래시보다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이 신제품은 일반 규격 제품 대비 무려 15∼20배 정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소자 와인딩 기술·고에칭박 기술 등 기존 제품보다 한층 까다로운 기술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삼영전자는 스트로보용 알루미늄 전해콘덴서를 이달부터 본격 양산, 가격이 아닌 기술로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히로세코리아·LG전선·우주일렉트로닉스 등은 다기능·소형화되고 있는 디지털제품용 협피치·다 핀 커넥터로 고수익을 노리고 있다. 주로 일반 가전용으로 실장되는 2㎜ 피치 간격의 커넥터는 보통 100∼1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100원 이하에도 거래된다. 반면 0.4㎜ 협피치 커넥터는 이의 3∼4배인 400∼500원대에 팔리고 있다. 특히 핀 수가 20개 이상인 카메라폰용 0.4㎜ 협피치 보드투보드 제품은 5배까지 높게 형성돼 있다. 이러한 협 피치 제품들은 정밀 금형·사출 및 조립 기술 등 한 단계 높은 기술을 요구, 시장진입 장벽이 높다.
튜너도 ‘아날로그와 디지털 간섭배제 기술’ ‘디지털 신호 처리 알고리듬 설계 기술’ 등을 접목하면서 아날로그 딱지를 떼고 몸값이 뛰고 있다. 디지털 TV용 튜너는 아날로그TV용 튜너보다 가격이 평균 3∼4배 가까이 올라가 삼성전기·LG이노텍·파츠닉 등 부품 업체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위성방송을 휴대폰으로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용 ‘위성DMB튜너’도 최근 등장, 가격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고가에 판매될 전망이다. 최첨단 세라믹 재료 기술인 저온 동시 소성 세라믹(LTCC) 기술을 접목해 개발된 이 제품은 휴대폰에 맞게 최소 크기(8.0×7.2×1.4㎜)로 설계됐으며 삼성전기가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안수민·한세희기자@전자신문, smahn·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