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과 합병되는 한미은행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하드웨어·솔루션 수요에 대한 구매 권한이 점차 씨티은행의 본사와 싱가포르 IT허브로 이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IT 시스템 도입도 본사 차원에서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솔루션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씨티·한미 통합은행의 IT 수요를 겨냥해 온 국산 금융 솔루션 업체는 물론 다국적 기업 국내 지사의 영업에도 적잖은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미은행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 은행간 합병 발표 이후 한미은행의 전산 시스템 구매를 씨티은행 미국 본사와 싱가포르 IT허브에서 관장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은행 전산시스템에 필요한 하드웨어는 한미은행 전산조직이 싱가포르 IT허브에 요청하고 구매 결정이 떨어져야 국내에서 해당 제품을 도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SW는 미국 본사로 요청, 글로벌 차원에서 본사가 구매 계약을 맺고 있는 솔루션 제품에 대한 라이선스를 받아야 국내 도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외산 데이터베이스 솔루션이나 하드웨어 서버 등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경우 한미은행 전산조직은 씨티은행 본사를 통해 해당 제품의 라이선스를 받아 도입해야 한다. 물론 해당 솔루션 도입으로 발생하는 라이선스 수익은 미국 솔루션 업체의 본사 매출로 잡히게 된다.
이 같은 방침이 구매방식이 전산 시스템 개발과 관련해 전 부문으로 확산될 경우 다국적 기업 국내 지사의 수주 물량은 물론 차세대 시스템 등 대단위 프로젝트를 조준하고 있는 시스템통합(SI) 업계, 국산 솔루션 등 영업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씨티은행이 글로벌 지사의 전산 체계를 대개 일관된 솔루션과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사례에 비춰볼 때 향후 기존 한미은행 시스템과 솔루션을 본사에서 사용중인 시스템으로 대체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스탠더드 적용 차원에서 본사를 통한 구매 방식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향후 시스템 기종 선정 등의 과정에서 국내 실정과 맞지 않는 제품이 도입되는 등 역기능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미은행 고위 관계자는 “아직 전산시스템의 향후 방향성과 구매 방식 등은 협의가 진행중이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한미은행은 오는 10월말 통합 은행 출범에 앞서 두 은행의 전산 시스템 간 통합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