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과학관을 만들자](3)기업이 인프라 구축 나선다

초등학교 6학년 국어 교과서. 8장에 걸쳐 과학관 체험기가 실려있다.

 바로 서울 여의도 쌍둥이 빌딩에 자리 잡은 LG사이언스홀을 체험한 내용이다. 총 10개 주제의 방으로 구성된 과학관을 하나하나 돌아본 체험기다. LG사이언스홀은 비록 미국 스미소니언 과학관이나 영국 과학관에 비교가 안되는 규모지만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대표적인 과학 체험관으로 자리 잡았다. 국가가 담당해야 할 과학박물관 인프라 구축을 기업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에 비해 아직은 부족한 과학체험공간의 현실 속에서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과학체험공간이 눈길을 끈다.

 ‘삼성어린이박물관’과 ‘LG사이언스홀’이 대표적이며 한국가스공사 ‘가스과학관’, KT ‘홍보과학관’도 훌륭한 체험공간이다. 국내 기업들이 운영하는 과학관은 정부가 운영하는 과학관 못지않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민간차원의 과학문화 홍보장이 되고 있다.

 ◇LG사이언스홀=서울 여의도 쌍둥이 빌딩. 넥타이에 정장을 입은 회사원 사이로 책가방을 둘러맨 아이들이 북적인다. 이 건물 3층에 위치한 LG사이언스 홀을 찾아온 학생관람객 때문이다.

 최근까지 연평균 25만명이 찾아와 누적 관람자 수가 400만명에 이르렀다. 지난 87년에 개관한 LG사이언스홀은 생명과학·에너지·신소재 등 10가지 주제별 첨단 과학체험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총 면적 460평 규모인 LG사이언스홀은 50여년에 걸친 첨단 과학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전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국내 과학관 최초로 연극과 과학을 접목시킨 ‘사이언스 드라마’를 공연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LG그룹은 서울 LG사이언스홀과 부산 LG청소년과학관을 운영하기 위해 매년 12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어린이박물관=삼성문화재단은 지난 95년부터 삼성어린이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자리잡은 삼성어린이박물관에서는 직접 전시물을 손으로 만지고 조작해 볼 수 있다.

 이 박물관은 과학탐구, 인체탐험, 박쥐의 세계 등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과학관련 상설전시와 탐구 프로그램을 마련해 아이들이 쉽게 과학에 다가설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한가위를 앞두고 어린이들에게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흥미로운 행사를 적극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두 회사 관계자들은 “과학관을 운영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봉사 일환으로서 당연하지만 급변하는 시대에 맞게 체험관의 형태로 운영하는 게 자금, 아이디어 등의 측면에서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