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리뷰]RF 온라인

‘돌풍인가, 거품인가.’ 온라인게임 ‘RF온라인’은 오픈 베타테스트에 돌입하면서 전문가들의 엇갈린 전망을 불러오고 있는 화제작이다.

CCR이 자체 집계한 동시접속자수를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RF온라인’은 올들어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가운데 최대 흥행작이다. 온라인게임으로는 드물게 SF 장르를 도입한 이 게임은 더게임스가 선정한 올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혀 더욱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오픈 베타테스트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RF온라인’은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 소재의 참신함을 빼면 기존 MMORPG의 노가다성 플레이를 답습한 이 게임을 두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크로스리뷰팀도 ‘설익은 감’에 비유할 정도로 인색한 평가를 내놓았다.

평점 6.6, 그래픽 7.6, 사운드 6.6, 완성도 5.6, 흥행성 7, 조작감 6‘RF온라인’은 ‘포트리스’ 개발사로 잘 알려진 CCR이 개발중인 MMORPG다. 장장 4년에 걸쳐 기획하고 개발한 이 게임은 방대한 시나리오와 SF라는 참신한 소재로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특히 이 게임은 기존 MMORPG에 등장하지 않은 메카닉 캐릭터와 무기를 등장시켜 뚜렷한 차별화를 선언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인간 캐릭터가 로봇에 올라 로봇을 직접 조정한다든지, 사이보고 캐릭터가 중화학 장비를 몸에 장착하는 설정은 ‘미래소년 코난’ ‘라퓨타’ 등 잘 만든 SF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한다.

3개 종족이 필드에서 만나면 무조건 싸워야 하는 PvP시스템을 도입해 몬스터 사냥뿐 아니라 언제 공격해올지 모르는 적 때문에 게임의 몰입도를 높인다는 기획을 갖고 있다.

이 게임은 클로즈 베타테스트임에도 동시접속자가 2000∼3000명에 달해 유저들의 높은 관심을 적절히 유도했으며, 오픈 베타테스트에 돌입하자 동시접속자가 5만명을 넘겨 다시 한번 주목받기도 했다.

개발사 : CCR, 서비스 : CCR, 장르 : MMORPG, 플랫폼 : 온라인

★그래픽빨, 물약빨 언제 떨어질까?

CCR에서 사활을 걸고 제작한 온라인 게임 ‘RF 온라인’은 분명 주목받을 만한 타이틀이다. 판타지와 무협 일색의 국내 MMORPG를 과감히 타파, SF 색깔을 가지고 독특한 공격력을 지닌 3개 종족의 등장은 ‘작품’ 반열로 오르게 한다. 하지만 이 게임은 번지르르 한 겉과 달리 속살은 미완성의 골격을 겨우 갖추고 있다.

오픈 베타테스트 초창기라서 그런지, 혹은 동시접속자수를 유지하기 위해서인지, 체력을 회복하는 빨간 물약은 대량으로 유통되고 모든 캐릭터는 아무런 걱정없이 몹 사냥에 열중할 수 있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광산에는 수 많은 유저가 모여 광석을 캐는데 이것도 문제가 있어 유저는 다른 캐릭터를 하나 더 키우거나 할 일 없이 채팅만 주고 받는다. 광산 하나만으로도 동시접속자수는 거품 더블 스코어를 나타낼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게임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밸런스다. 롤플레잉의 핵심은 밸런스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조절되지 않으면 성격이 이상한 유저가 아닌 이상, 당연히 가장 강한 캐릭터와 클래스만 선택한다. 온라인 게임은 적도 있고 아군도 있어야 돌아가는데 온통 우리편만 있고 상대방이 없으면 도대체 무슨 재미인가.

 3개 종족이 개성넘치는 메카닉 골룸, 로켓 런처, 소환수 등을 가진 것은 뛰어난 상상력이지만 균형이 맞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오픈 베타 테스트이기 때문에 패치와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하겠지만, 그럼 클로즈 베타 테스트는 왜 했나?

현재 국내의 오픈 베타 테스트는 그 의미를 상실하고 이미 상용화의 첫 단계로 들어선지 오래다. 따라서 개발사의 어떤 무리수가 강하게 작용하지 않았다면 포스트 리니지를 꿈꾸는 게임이 이런 식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왠만한 온라인 게임들은 오픈 베타 초창기에 동시접속자수 몇 만명은 다 기록했었다. 게임의 완성도와 깊이가 유저를 이끌고 회사를 살 찌우는 것이다. 광고와 그래픽에 의존하는 게임은 결국 ‘일시적인 현상’이 무엇인지 절실히 깨닫는 수업료만 지불할 뿐이다.

평점 6, 그래픽 8, 사운드 7, 완성도 4, 흥행성 6, 조작감 5

★`설익은 감`을 씹는 맛이란

드디어 일반인에게 공개된 ‘RF 온라인’. 초반의 반응은 꽤 뜨겁다. 우선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할 만큼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과 무려 5년간 개발비만 80억을 들여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점 등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의 어떤 온라인게임에도 밀리지 않는 그래픽과 SF 풍의 조금 색다른 배경의 느낌 등의 겉모습이 우선 인상 깊으며, 이전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의 느낌을 주는 종족 간의 광산을 둘러싼 PvP을 비롯, 전체적인 시스템도 꽤 탄탄한 편이다.

하지만 왠지 너무 일찍 꺼냈다라는 생각이 앞선다. 게임을 하면 할 수록 설익은 감 같이 떫은 맛이 입안 가득히 베어오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조금 더 세부적인 사항들을 갈고 닦은 후에 내놓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종족과 무기 등의 밸런스 부분이 아직 문제가 많을 뿐 아니라, 퀘스트도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부족하다. 다양한 무기나 포스, 그리고 원거리무기와 런처의 분류 등 많은 부분에서 여전히 미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 덕분에 게임 자체가 현재로서는 굉장히 지루한 반복 플레이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베타서비스 중이라는 점은 분명 발전의 소지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더 이상 이 작품은 클로즈가 아닌 오픈 베타이다.

아무나 접근할 수 있는, 심지어 수많은 게이머들이 ‘무료 게임 기간’이라고 생각해버리는 이 기간에 분명 잘 만든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소위 노가다 게임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최대한 빨리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거듭나는 날을 기다릴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초반의 인기는 거품처럼 사라질 것이 자명하다.



평점 6.4, 그래픽 8, 사운드 5, 완성도 6, 흥행성 7, 조작감 6

★한계가 보이는 지겨운 노가다

첫 번째 신호탄이 울렸다. 국내 온라인게임에서 사실상 최초로 대규모 3D온라인게임을 구현했다고 할 수 있는(적어도 대중화에 성공한) ‘리니지 2’가 태동한 이래, ‘아덴’의 아성에 도전할만한 ‘RF온라인’의 출현.

좀 더 지켜볼만한 일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RF온라인’이 보여주고 있는 상승가도는 단일게임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듯하다.

삼국이 전쟁을 벌인다는 설정이나 미려한 그래픽은 논외로 치더라도 ‘RF온라인’은 여러 면에서 타 온라인게임과 구분되는 묘미를 선사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도 게이머들을 현혹하는 제 1의 요소 중의 하나인 타격감과 초보자를 위한 튜토리얼 모드, 광물채취를 통한 경제시스템까지 유저위주의 배려와 참신함이 버무려져 있는 색깔이 이채롭다.

그러나 아직 한계는 너무 많다. 원활한 게임플레이를 위해 비교적 높은 사양을 요구한다는 점과 불안정한 세율로 겉돌기 시작하는 경제시스템, 상위레벨이 즐길만한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비롯해 부자연스러운 시점변화에 이르기까지 오픈베타테스트 초기에 보여주는 문제점은 시급히 선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의도적인 것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지나치게 물약에 의존하는 모습의 전투 또한 ‘독고다이식 지존추구’ 경향의 플레이를 유도하는 단점으로 손꼽힌다.

플레이시간이 늘어날수록 지리멸렬해지는 전투와 마치 리듬액션게임을 즐기듯 박자에 맞춰 물약을 마셔주는 국내온라인게임의 고질적인 병폐를 ‘RF온라인’ 역시 벗어나지는 못했다. 적어도 ‘RF온라인’이 더 이상 극단적인 노가다를 지향하지 않기를 기원할 뿐, 단순함 일색의 온라인게임을 추구하는 게이머들을 계도(啓導)하는 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평점 7.4, 그래픽: 7, 사운드: 8, 완성도: 7, 흥행성: 8, 조작감: 7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