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수기 8월 당첨자

더 게임스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더 게임스 웹진(www.thegames.co.kr) 오픈 기념 게임 수기 공모전’ 8월 최우수상에 ‘당신 바보 멍청이지’가 선정됐습니다.

남편에게 겜맹으로 구박 받던 아내가 대 역전극을 펼치며 통쾌하게 복수를 했다는 재미있는 사연이었구요, 우수상에는 고스톱 게임으로 시어머니의 사랑을 듬쁙 받게된 새댁의 이야기가 선정됐습니다.

 장려상에는 ‘게임기 첫 경험 했던날’ ‘귀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MY GAME STORY’ 등이 각각 뽑혔습니다.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X박스 게임기와 신작타이틀을, 우수작 수상자에게는 X박스 라이브킷 세트와 신작타이틀을, 장려상 3명에게는 X박스용 신작 타이틀을 선물로 드립니다. 기다리던 그의 대답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바보멍청이’라니 세상에…

내가 그렇게 못하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기를 만나 일편단심 불평없이 밥해주고 빨래해주고 일년에 하나씩 아들 딸까지 잘 골라 낳아준 내게 “당신 바보지, 멍청이지?”라니.

컴퓨터로 게임하는 법을 알려주던 남편에게 들은 한마디로 부부싸움을 하게 됐다. 그게 벌써 삼년 전의 일인데 아직까지도 잊혀지질 않는 걸 보면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았나 보다.

회사에서 컴퓨터 꽤나 쓴다는 사람이 좀 쉽게 쉽게 알려주면 될 것을 말 끝마다 알 수 없는 영어로 손가락만 까딱대니 자꾸만 물어보게 되는 것이다. 생각도 못했던 남편의 그 한마디에 감정이 확 상해 버렸던 나는 소매 끝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후 난 서점으로 가서 게임활용과 인터넷을 쉽게 다룰 수 있는 사용책을 한 권 샀다. 그날밤 남편은 어처구니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자기가 없으면 난 게임을 영원히 못하게 될 줄 아셨나본데.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연애시절부터 남편만 너무 의지하고 살아왔던 내 탓이 크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내 치사하고 아니꼬와 다신 남편에게 게임에 ‘게’자도 물어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곱씹었다.

그즈음 대학생이던 친정 남동생이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는 속으로 “앗싸∼!”를 외쳤다.

당장 시어른들께 두 아이를 맡기고 입술에 침도 안 바른 채 친정엄마가 위독하니 가봐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시아버님은 약값에 보태라고 쌈짓돈까지 털어 주셨고 일주일 간의 자유 시간을 얻었다. 매사 무르기만 하던 내가 어디서 그런 독함이 나온 것일까?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옛날 속담이 틀린게 아닌가 보다.

순풍에 돋을 달고 뱃놀이 한다더니 내 계획은 그야말로 술술 풀렸다. 아이들이 없으니 하루 24시간을 모두 게임에 몰두할 수 있었고 저녁에는 남동생과의 조촐한 술자리가 마련됐다.

신선놀음이 이 보다 좋을까? 나의 컴맹 수준은 그 일주일간 박살이 났고 지금은 고스톱, 장기에다 고도의 머리 회전을 요하는 게임에 이르기까지 남편보다 앞선다고 자신한다.

 간혹 같은 게임판으로 들어가 실력을 겨루다 보면 남편이 한번 도와달라는 눈길을 보낸다. 때는 이때다 싶어 확 째려보며 “똑똑한 양반이 왜 이걸 못해, 그래?’하는 말로 복수하며, 옛날 상처를 입혀던 얘기를 리바이벌한다.

이제 남편의 말 한마디에 원맨쇼까지 해가며 독하게 배웠던 게임 사연을 얘기하며 남편에게 향하는 분노에 대해 그만 입을 다물어야 할까보다. 오늘도 전원을 켜면서 “당신, 바보지, 멍청이지?”라고 말하던 남편의 오물거리던 그 미운 입술이 생각났다.

그런데 뭐 그딴 걸 가슴에 묻고 살았단 말인가, 나는? 푸헤헤!!!벌써 6년 전의 일이네요. 후후.

제가 처음 시댁으로 인사를 가는 날이었어요. 남자친구의 소개에 따라 공손히 인사하고 예비 시아버님의 간단한 호구조사가 끝났어요. 다음은 예비 시어머님께서 넘겨받으셨죠. 그런데 말예요. “고스톱은 칠 줄 알아요?” 그러시는 것 아니겠어요.

저는 당황했죠. 처음 인사 온 예비 며느리에게 대뜸 물어 보시는 질문이 고스톱이라니….

“왜? 고스톱 몰라요?” “아…, 아닙니다.” 칠 줄 모르는데 안다고 해야 점수를 따는 건지, 모른다고 해야 점수를 따는 건지 알 수 없어 난감했죠. 그 때 남자친구의 매형 되시는 분께서 한 말씀 하셨어요.

“음식은 못해도 좋지만 고스톱은 꼭 배워 오세요. 그래야 시집살이가 편하거든요. 맞죠? 어머니?”

그 다음 날부터 저는 남자친구를 붙잡고 고스톱 개인교습을 받았어요.

남자 친구와 만나기만 하면 노트북에 깔린 고스톱 게임 프로그램을 연마했죠. 시집살이 편하게 한다는데 뭔들 못하겠어요. 극장에서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 중에도 고스톱 한판, 삼겹살 집에서 고기 구우면서도 고스톱 한판, 놀이공원 가는 차 안에서도 고스톱 한판….

석 달 후 예비 시어머님 생신에 맞춰 다시 찾은 남자친구의 집.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소 뒷걸음치다 뭐 어쩐다고 제가 오광(五光)을 해 버렸지 뭐예요. 일순간 모두들 눈이 똥그래지고 놀라움을 참지 못했어요.

그 중에서 제일은 바로 저희 예비 시어머님, 너무 좋아 하시는 거 있죠. 저는 그 일로 완벽하게 며느리 시험에 합격했고 두터운 신임까지 얻었어요. 그렇게 해가 바뀌고 다음 해 5월에 저는 드디어 결혼을 했답니다.

고부간 갈등요? 물론 있죠.

제가 효도 차원에서 너무 티 나게 못 치는 것이 발각 됐을 때 저희 어머니 무척 화내시지요.

얼마전까지도 저는 구식 PC 고스톱 게임을 즐겼어요. 하지만 요사이 남들처럼 저도 온라인으로 고스톱 판을 옮겼어요. 익숙해지면 시어머니께도 가르쳐 드리려구요. PC 고스톱 게임으로 며느리 수업했으니 온라인 고스톱 게임으로 고부사랑 이어가야죠.

쭈욱~ 아니 GO~! ,열 GO~!제목:게임기 첫 경험 했던날

양진평 soul3229@dreamwiz.com

제목:귀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장훈녕 naeun2661@hotmail.com

제목:MY GAME STORY

이용택 dldydxor2000@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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