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는 대부분 폐쇄(?)적인 일상을 보낸다. 언듯 들으면 안좋게 들릴지 모르겠다. 그만큼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고 매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매달려야 한다는 얘기다. 프로라는 의식으로 감독님이나 코치형이 강요하기 전에 스스로 외출을 안하게 된다.
거의 매일 수십게임을 소화해 내며 연습을 한다. 그러다가도 경기에서 지거나 할 때는 하루 종일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여가 시간이 없다. 취미 생활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 이처럼 스트레스는 많은데 반해 이를 풀어줄 데가 없으니 건강에 많은 무리가 간다.
그러던 차에 얼마전 스트레스에 관한 건강 보고서를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 호르몬, 이거 정말 위험한 거다. 제때 제때 풀지 못하면 투통과 고혈압은 물론 우울증 같은 정신병에 시달린다고 한다. 심지어 암까지도 유발하는 것이 바로 이 스트레스 호르몬 이다.
한국경제신문에 취업 스트레스에 관한 분석 기사가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 취업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면역기능을 비교했더니 후자는 면역세포가 3500개 이상인데 반해 전자는 1600여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보고였다. 이 말은 곧 스트레스를 제때 안풀어 주면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순간 섬찟했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누구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 바로 프로게이머다. 장시간 PC를 사용하다보니 후유증이 있는 데다 스트레스까지 겹쳐지는 날에는 아무리 혈기왕성한 나이라고 해도 금새 골골해질 것만 같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술이나 담배로 풀어보려고는 하지만 그것도 건강에 안 좋은 건 매한가지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 경우에 DVD 수집이라는 취미생활로 대신하고 있다.
숙소에서 영화관이 가깝기 때문에 영화관에 가서 직접 보기도 하지만 조용히 숙소에서 불 다끄고 홈시어터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맥주 한 캔을 손에 들고 있으면 금상첨화다. 재미있게 본 영화는 두고두고 기억해 두었다가 또 본다.
보고 또 보면서 내용을 아예 외워버리는거다. 단순한 영화감상이 아니라 ‘영화를 먹는다’ 고나 할까? 다른 방법이 생기기 전에는 계속 이방법을 쓸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는 이기면 약이 되지만 못견디면 병이된다는걸 알고 있다. 그렇지만 스트레스가 없으면 발전도 없는 법이다. 실패가 있어야 성공이 있듯이….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떻게 이겨낼까 하는 방법을 찾기보다는 화를 내지 않는 너그러운 마음을 기르는 게 먼저일것이다. 그러다보면 스트레스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테니까....^^
<프로게이머 deresa11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