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WOW` 대박일까 쪽박일까

총판 업체들은 왜 이렇게 ‘WOW’에 목을 매는 것일까. 앞서 국내 최대 게임인 ‘리니지’나 ‘뮤’ 총판 선정시에도 지금처럼 조명을 받지는 못했었다.

이같은 해답은 한 총판 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으면 쉽게 얻을 수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비벤디측은 ‘WOW’가 동시접속자 7만~8만명을 목표로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비벤디측에서도 900명을 모집한 1차 클로즈베타테스터 모집때 무려 16만여명이 몰려 1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WOW’가 호응을 얻음에 따라 “‘WOW’가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에 버금가는 동접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여기서 최대 게임이란 ‘리니지’를 지칭하는 듯하다.

총판업계에서는 ‘WOW’가 아무리 못해도 3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는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현재와 같이 업계가 한정된 온라인 게이머를 놓고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무시하지 못할만한 규모다.

이 관계자는 “‘A3’가 나오고 ‘탄트라’가 타격을 받았던 것처럼 ‘WOW’가 상용화되면 어느 게임에선가 이용자가 대거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업계의 전망은 ‘WOW’의 게임성에 대해서 만큼은 그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점 때문이다. 울티마 등 해외 유명 온라인 게임이 다 망해서상황에서도 철수한 ‘WOW’에 대해서는 누구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총판 업체들이 성공 보증수표를 잡기 위해 비벤디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어느 업체가 30~5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약속했다’는 등 국내 총판 업체들이 상당한 액수의 ‘빅딜’을 제안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같은 업계 관계자는 “비벤디가 RFP를 내기 전에 먼저 여러 총판들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비벤디는 과금방식, 수수료 등도 결정하지 않은 채 ‘그래? 한번 제안해봐. 그럼 생각해볼께’라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특정 업체가 유력시된다는 언론의 보도가 몇 차례 있었고 업계 일각에서는 이 업체가 사실상 내정된 듯이 받아드리고 있어 만일 이 업체가 단독으로 총판에 선정될 경우, 적지 않은 불협화음이 생겨날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한빛소프트의 한 관계자는“비벤디가 외부 요인에 좌우되지 않고 공정하게 결정하겠다고 공언해왔으므로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뭔가 있으니까 그 같은 보도가 나갔을 것이어서 다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만일 총판에 선정되지 않을 경우, 비벤디측에 검토과정에 대한 공개를 정식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이래저래 ‘WOW’는 국내 게임 판도에 일대 회오리 바람을 몰고올 것을 예상된다.업계에서는 ‘WOW’의 총판은 1곳 많아야 2곳이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비벤디가 생각했던 PC방 유통망은 각각 전국적으로 12개와 15개의 총판을 운영하는 리니지의 NC소프트나, 뮤의 웹젠의 모델을 염두에 두었으나 자금 여력이나 관리 시스템 등을 고려할 때 복수의 총판을 관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고육지책적인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총판은 영업능력과 관리 시스템이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전국 2만여개 PC방을 관리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NC와 웹젠의 총판은 사실 지역적으로 배타적인 영업권이 없어 대리점적인 성격이 강한데 이는 두 게임이 워낙 유명 게임이어서 서로 하겠다고 나서는 업체들이 많아 양사가 굳이 독점적인 총판을 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비벤디가 NC나 웹젠과는 달리 총판 체계를 가져가더라도 수수료나 이용요금 등의 비즈니스 모델은 니리지가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니지의 경우, 총판과 수수료를 7.5대 2.5 정도로 배분하는며 이는 동시접속자 수에 따라 변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리니지는 대리점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동시접속자 수가 높으면 수수료를 낮추는 반면 반대로 웹젠은 동시접속자 수가 늘면 수수료를 높이는 정책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용요금은 비벤디가 과거 2만원대 후반을 얘기 해왔는데 이에 대해 다소 높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으나 파격적으로 낮춰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