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시대 대비 생산정보화 접목 방안]지상좌담회

 ◇사회(이재구 전자신문 경제과학부장)=생산 정보화 사업 시행 후 중소업계와 IT 기업의 호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먼저 정부 쪽에서 사업을 실시하게 된 배경과 향후 어느 정도 수준의 생산 정보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지 말해 달라

△정준석(중기청 차장)=21세기를 맞아 정보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산업 구조가 지식기반 경제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특히 정보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국가간·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경우 무한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시대에 직면하게 됐다. 우리 청에서는 이같은 시대 변화와 현실을 반영해 지난 2002년 시범 사업을 거쳐 2002년부터 중소기업 생산 현장의 ‘e-매뉴팩처링’ 실현을 위해 중소기업 생산 정보화 사업을 추진해 왔다.

△백낙기(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장)=정보기술이 발달할 수록 대기업·중소기업간 정보화 격차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에서는 이같은 격차가 더욱 커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에 대한 대안은 생산현장에 정보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다. 생산정보화를 추진하는 중소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대기업에서 실시하는 시스템 경영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의 장점으로 꼽히는 조직의 신축성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감안 한다면 오히려 대기업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 생산 정보화 사업을 통해 효과 본다는 기업들의 경우 설비 가동률이 높아지고, 재고 관리 비용이 줄어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불량률 축소로 정확하게 제품 납기를 맞출 수 있게돼 협력 대기업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이는 결국 발주량과 수주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생산정보화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경영원에서는 지난해까지 130개 기업을 지원했고 올해 180개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워낙 정보화 기술의 변화가 빨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수요자인 중소기업계 쪽에서는 생산 정보화 사업 도입 이후 실질적으로 회사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 달라

△염광빈(선광염직 사장)=몇 해 전 간부 직원이 이직을 하면서 일부 부서장을 데리고 나가 회사 근본이 흔들릴 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다. 자구책 찾던 중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IT를 현장에 도입하게 됐다. 사업 초기에는 IT 업체의 프로세서를 모르니까 생산 기술자들도 어렵고 나도 어려웠다. 하지만 경영원에서 단계별로 체크 포인트를 받아 상당한 도움을 얻었다. 실제로 이 후 제품 제작 공정의 데이터베이스화로 생산 일관성을 유지하게 됐고, 제품의 연속성·균일성이 높아져 자연스레 매출도 증가하게 됐다. 특히 회사 구성원간 지식 공유는 물론, 통계 분석 자동화로 효율적인 경영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작업자들이 실명제로 일을 하니 공수율도 높아지고 구매 바이어가 신뢰성을 갖게 됐다. 이는 곧 회사의 이미지 업그레이드로도 이어져 이제는 대구에서도 염색가공업체 가운데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생산정보화 사업으로 인해 매출을 얼마나 올렸나 하는 양적인 효과 보다는 회사와 제품을 얼마만큼 개런티화할 수 있었나 하는 보다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제 회사의 최종 목표는 현재 생산 공정 기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변환해 주는 것이 됐다. 이야말로 ‘유비쿼터스’의 실현이 아닌가.결국 공급망관리(SCM)·초미세기계가공(MEMS) 등이 모두 합쳐지면 유비쿼터스가 된다고 본다.

△김상하(ACS 사장)=중소기업의 생산현장에 정보화를 도와주고 있는 IT기업 차원에서 얘기하겠다. 중소기업은 사장을 비롯한 구성원간 정보의 공유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사업을 해 보면 업체별로 사장의 유형이 각양각색이다. 엔지니어 출신 사장은 혼자만 알고 구성원들과 정보 공유를 하는데 인색하다. 하지만 구성원이 함께 할 수 있는 정보 공유 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IT 기업으로서 반성하는 얘기를 해보자면 이렇다. 최근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들이 줄줄이 망하는 이유가 있다. 영역 무시하고 전기·전자, 섬유 등 모든 분야에 다 잘한다고 뛰어들었다가 결국에는 망하고 만다. IT 업체도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참고적으로 난 신입사원들에게 IT 교육 전혀 안 시킨디, 고객들과 밀착시켜 수요 업체부터 제대로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최창선(선텔레콤 사장)= 이제는 유비쿼터스 시대,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연계시켜 줄 수 있는 분야는 모두 유비쿼터스 생산정보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5대 수출 산업 분야 가운데 정보화가 제대로 안 돼 있는 기업을 찾아가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사회=유비쿼터스라는 용어가 전통 재래식 기업에서는 쉽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정부의 지원을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 지 얘기해 달라.

△김완석(ETRI 책임 연구원)=유비쿼터스는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화 시대를 창출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모든 것을 가진 대기업이 네트워크를 장악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과의 양극화 현상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글로벌한 시대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중소기업에 잦은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오히려 전문성을 가지라고 주문해야 할 때다. 글로벌화·대기업에 맞서는 보호 정책이 시급하다. 유비쿼터스를 기술적으로 정의하기 보다는 생태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정보 공유 및 협업 쪽에 포커스를 맞춰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창선(선텔레콤 사장)=휴대폰으로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을 때야 말로 유비쿼터스가 일반화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어디서든 기업의 모든 상황을 휴대폰으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유비쿼터스가 아닌가.

△김상하(ACS 사장)=그 부분에 동의한다. 그동안 생산정보화 사업을 해 본 결과 임원이나 간부가 시스템 구축의 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보화 시스템 구축을 위해 회사의 라인을 멈추면 생산 현장에서 난리가 난다. 자동화에 따른 인력 감축도 노조 측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일부 몇몇 협력상대자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박진우(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생산정보화 사업 성공율은 거의 100%에 가깝다. 실제 조사 결과 수혜 기업이 90% 이상 된다.이러한 정보화 사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경영원이 사업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세세하게 점검했기 때문에 성공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기업체들이 매칭 펀드 때문에 일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하의 중소 기업들에게는 너무 먼 얘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대비는 해야 한다.

이미 일부 대기업들 가운데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화의 기반 기술인 전자태그(RFID)를 사용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정보화 사업을 사람 줄이고 비용 줄이는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잘못된 인식이다.

중소기업들도 기업가치를 높이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이를 더욱 공고하게 할 것이다. 아직 불분명한 부분이 많지만 RFID를 제대로 접목시키면 생산 현장 정보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최창선(선텔레콤 사장)=그렇게 불분명한 것 만은 아니다. 정부 계획 자체가 체계적으로 잘 추진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이를 잘 다듬고 국내외 표준화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 생산 현장에서 유비쿼터스를 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사전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유비쿼터스를 이용한 경영 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책자도 만들고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정준석(중기청 차장)=생산정보화 사업이 성공적이란 말에 힘을 얻었다. 향후 기존에 생산정보화 사업에 참여한 기업도 지속적으로 관리 해 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 분야마다 맞는 시스템과 기술을 개발해 IT기업들과 매칭이 돼 함께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잘하는 기업에게는 포상 시스템도 만들어 가겠다.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안에 회의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예산 지원 등 필요한 사안들은 중기특위에 올려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회=정부가 3만개 중소기업 IT화 등활발한 정책을 펼쳐 성과를 보이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비록 정보화에 앞선 기업이라도 향후 이를 유지해 나가고 더 효율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

△염광빈(선광염직 사장)=산업 기반이 급변하고 IT쪽으로 생산정보화가 절실하다. 하지만 이를 실현할 정보화 지원 예산 규모가 너무 작은 것이 현실이다. 더 적어지고 있는 것 같다. 중기청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지원하는 방안을 연구해 주기 바란다.

△김상하(ACS 사장)=생산정보화 사업은 사용자 측에서 현장에서 바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잘 될 수 밖에 없다. 지속적인 지원책 필요하다.

△최창선(선텔레콤 사장)= 기업인들에게 ‘유비쿼터스가 중소기업 경영의 키워드다’라는 생각 갖도록 적극적인 인식 확산에 나서야 한다.

△김완석(ETRI 책임연구원)=정보화·자동화쪽에 집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유비쿼터스 생태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모두가 공유하고 시스템을 표준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이 요망된다.

△백낙기(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장)=e-코리아라는 개념이 u-코리아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은 향후 가져올 파급 효과 부분에 대해 불분명한 것이 사실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비즈니스상에서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중소기업의 상생 모델과 접목시킬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 정리=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