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차영 KT 마케팅전략팀 상무

“월드컵을 통해 IT코리아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KT에서 IT코리아를 세계화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최근 KT에 눈에 띄는 인사가 있었다. 신설된 전문 임원제를 통해 전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2급)을 지낸 차영(42)씨를 마케팅전략팀 상무로 발탁한 것. 차 상무는 92년 민주당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미디어 컨설턴트를 시작으로 95년 조순 서울시장 후보 TV팀장과 비서관, 세종문화회관 홍보실장 등을 역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빨간 넥타이와 젊은 이미지, 조순 시장의 줄무늬 티셔츠와 화합의 이미지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이같은 경력들이 바탕이 돼 2002년에는 넥스트미디어홀딩스 그룹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젊은 나이에 참 여러가지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일관되게 ‘미디어’와 ‘마케팅’을 중심으로 시청자·국민·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해 왔다고 할수 있습니다.”

광주MBC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KBS 기자를 짧게 지냈지만 미디어의 힘을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브랜드가 왜 필요한 지를 일찌감치 깨닫은 것. 이벤트·홍보 회사를 설립해 대전 엑스포에 ‘도우미’를 처음 등장시킨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문화관광 비서관 시절,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우리 가요 CD를 제작, 무료 배포하면서 ‘한류’ 열풍 기반을 닦았고 첨단 IT월드컵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 ‘초대형 LCD TV’와 ‘IMT2000’ 시연도 기획했다.

“새로운 것에 참 민감한 편”이라며 자신의 300만 화소 최신 MP3폰을 보여주는 그는 “월드컵 때 IT의 잠재력에 크게 매료됐다”고 말했다. IT가 우리나라를 성장시킬 동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 KT의 영입 요청을 받아들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세계 IT의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KT에서 그의 경험을 보태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어떤 부서를 맡아서 관리하는 일은 아닙니다. 다만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경험을 나누고, 고객이 뭘 원하는 지를 함께 찾아볼 생각입니다.”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전문직 임원이지만 그는 “KT 사장까지도 해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세간의 관심이 됐던 정치권과의 친인척 관계설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젊은 여자가 어릴때부터 높은 어른들을 많이 모신데다 신뢰를 받으면서 엉뚱한 오해를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두 딸의 엄마기도 한 그는 “일과 가정을 병행하느라 가족이 많이 희생했지만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버릇은 고칠 수가 없다”며 웃었다. ‘대통령도 바꿀 수 있다’는 그의 능력이 KT에서 어떻게 표출될지 기대된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