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SK-소버린’간 지분 경쟁으로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지배구조 관련 테마가 재부상하고 있다.
지난 17일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 출자 계획을 밝힌데 이어 기업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사모펀드(PEF) 제도 도입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기업을 둘러싼 인수합병(M&A) 및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SK에 이어 삼성도= 지난 3월 SK가 소버린의 적대적 M&A 시도를 가까스로 막아낸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영권 안정을 위한 지분확보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SDI의 삼성물산 출자 방침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삼성SDI는 출자 목적을 ‘자금운용의 효율성 제고’라고 밝혔지만 ‘재벌’의 계열사 출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무릅쓰고 단행했다는 점에서 삼성물산 경영권 안정화를 꾀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에 앞서 2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밝힌 삼성전자도 지난 2003년 이후 세 차례 자사주 매입과정에서 소각조치를 취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소각 방침을 정하지 않아 지분율 확대 목적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사모펀드도 가세= 지난 10일 사모펀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주주 지분이 낮은 저평가 중소형주 △구조조정 관련 종목 △지분매각 추진 종목 등이 사모펀드의 주요 표적이 될 전망이다.
대한투자증권은 20일 사모펀드 관련주로 △VK·삼테크·디아이·넥스콘테크(대주주 지분이 낮은 저평가주) △SKC·한화·이루넷·대상(구조조정 관련주) △하이닉스·대우종합기계·우리금융(지분매각 추진 기업) 등을 들었다. 대투증권은 “도입 초기에는 저평가된 중소형주가 부각되고 이후에는 정부 보유 지분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로 투자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망=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국내 경제를 대표하는 삼성그룹이 지배구조에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11월 사모펀드도 출범함에 따라 M&A 이슈는 앞으로 증시의 핵심사안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도 “외국인의 시장 참여 확대로 ‘SK-소버린’의 예처럼 적대적 M&A 시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M&A 관련 기업은 성사 여부에 관계없이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기업의 주주 친화정책에 따라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배당수익도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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