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라이선스 정책에 선전포고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회장 김범수)는 한국MS의 윈도서버 운용체계(OS)에 대한 추가 라이선스(익스터널커넥터·EC) 요구는 부당하다며 추가 라이선스 구매 및 형사 고발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20일 요청했다. 협회는 최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긴급안건으로 이 문제를 상정, 참석한 이사 전원 찬성으로 MS에 강력 대응키로 했다.
여기에 조만간 임시 이사회를 소집키로 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MS 라이선스 정책에 반발할 것으로 보여 이번 사태는 MS와 온라인게임업계를 포함한 한국의 인터넷업계와의 전면전으로 번질 공산이 커졌다.
◇“저작권 사유와 영업방식 황당”=한국게임산업협회 등이 MS의 라이선스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먼저 MS사가 윈도서버 접속 라이선스를 요구할 수 있느냐는 타당성의 문제다.
온라인게임이나 웹서버의 경우 윈도서버 OS의 소스를 직접 사용하지 않는데도 불구,사용자 접속 라이선스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DB서버 및 웹서버의 경우는 경찰조사에서도 무관하다고 판명했다는 것. 이미지서버, 게임AI서버 등도 마찬가지.
두번째는 영업방법의 문제다. 한국MS가 1∼5년 전 윈도서버 OS를 판매할 당시에는 라이선스 비용은 물론 필요성, 적용범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구매 당시 라이선스 비용까지 감안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MS는 그동안 여러 차례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에서도 이번 윈도서버 OS 라이선스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문제삼지 않았다. 협회 측은 “MS에 충분한 해명의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MS는 협의과정에서도 추가적인 단속과 형사고발을 행했다”고 이번 이사회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MS, “협상으로 해결될 줄 알았는데”=한국MS 측은 “그동안 수차례 협상을 통해 이번 라이선스 사태를 해결하려고 했다”면서 협회 측의 강력대응 의지에 당황하고 있다. 지난 16일 게임업계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내심 합의점을 찾아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
한국MS 측은 그동안 윈도서버 OS에 대한 라이선스가 있다는 원칙은 고수하되 비용과 적용방식 등은 비즈니스 차원에서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입장을 보여왔다. MS 관계자는 “라이선스 내용을 적극적으로 고지하지 못한 점은 문제 삼을 수 있어도 저작권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회의 대응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장 변화에 관심=이번 사태가 서버 OS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작권을 주장하는 MS가 매끄럽게 일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협회 측은 “MS 미국본사, 한국지사, 해외지사들에 해당 라이선스 구매 필요성, 조건, 적용범위 등 동일한 질의를 한 결과, 국가·답변자·질의시기에 따라 MS의 답변이 달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MS 윈도서버 대체 서버OS에 대한 공동구매 및 기술 지원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체들도 서버 플랫폼을 윈도에서 리눅스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IBM도 온라인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리눅스 세미나를 여는 등 이번 사건을 호기로 삼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