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 법칙 5년 연속 입증’
삼성전자가 자사가 보유한 원칩 최대 용량(현재 4Gb) 기록을 또 다시 두배로 늘린 8Gb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황창규 사장이 지난 2002년 자신이 제기했던 ‘메모리 신성장론(황의 법칙)’을 3년 연속 입증하고 99년부터 5년 연속 이의 실현을 실제 증명해 보이면서 ‘무어의 법칙’을 무색하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D램 분야에서도 이번에 세계 최대 용량인 80나노 2Gb D램을 개발, 지난 92년 세계 최초로 64Mb D램을 개발한 이후 128Mb·256Mb·512Mb·1Gb·2Gb 등 6세대 연속 기록경신의 영예를 안았다.
이와 함께 지난해 세계 최고속인 533MHz 모바일CPU 개발에 이어 올해 또 다시 세계 최고속인 667MHz 모바일 CPU 개발에 성공, D램·플래시메모리·시스템LSI(비메모리) 각각의 분야에서 세계 최초를 지키면서 ‘업계 유일의 모바일 종합반도체업체’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황의 법칙’으로 세계 반도체사를 다시 쓰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황창규 사장은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의 대표적 연구성과와 전략을 밝혔다.
-황의 법칙을 마침내 또 다시 증명해 보였는데.
▲이번 60나노 미세공정의 8Gb 낸드형 플래시메모리는 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제품이다. 메모리 신성장이론(황의 법칙)의 입증은 사실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는 향후 낸드시장에서 ‘삼성 시대’가 지속될 것임을 세계에 선언하는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물론 이번 발표로 ‘황의 법칙’이 유효함을 선언했고 향후 1년에 2배로 증가하는 이 법칙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IT 트렌드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항상 일정한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불규칙적이고 불연속적인 IT 산업도 하나의 일관된 트렌드를 갖고 있다. 지금의 트렌드는 바로 모바일이다. 현재는 모바일이란 단어가 흔히 쓰이고 있으나 몇 년전만해도 그 흐름을 정확히 예상하고 대비한 회사는 많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종합반도체업체로 도약을 실현해 가고 있으며, 업계 유일의 ‘모바일 토탈 솔루션 업체’로 등극해 ‘메모리 신성장론’을 뛰어넘는 ‘반도체 신성장(PC 중심에서 모바일·디지털컨슈머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다각화되고 이를 통해 반도체 성장세는 계속 유지된다)’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LSI의 동반 성장을 강조해 왔는데.
-IT업계 최대 화두인 ‘모바일 종합반도체’는 전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한데, 이제까지는 메모리와 시스템 LSI가 독자적으로 움직인 측면이 있었다. 시스템인패키지(SiP), SoC, 퓨전메모리, 플래시 컨트롤러 등 메모리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스템 LSI도 함께 성장하는 ‘메모리-시스템LSI 동반 성장 모델’ 정착에 힘쓸 것이다. 오늘 발표한 ‘세계 최고속 모바일 CPU’가 삼성전자의 이런 의지의 일환이다.
△향후 반도체산업에 대한 견해는
-반도체는 지금까지 PC에 주로 의존해 왔다. IT산업이 55년 만에 위기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반도체 역할이 다양해지면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그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반도체는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부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금보다 10배, 100배의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상이 높아지면서 인텔과 비교하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인텔과 꼭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반도체업계 1위를 지향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만은 강조하고 싶다. 메모리가 이익률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과거에 많이 제기됐으나 사실 지금 삼성이 만드는 모든 제품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매출 집계 결과, 플래시메모리와 D램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는 삼성은 세계 2위를 지키고 있다. 인텔과 비교해 절대 매출 규모는 작지만 성장률과 이익률은 월등히 높다. 이는 삼성전자가 만드는 것이 고부가가치 제품임을 방증한다고 본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