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대학원이 설립한다

문화산업 분야 고급 핵심인력 양성을 담당할 ‘문화산업대학원’이 오는 2007년 설립된다.

 정부는 이번에 설립되는 문화산업대학원의 빠른 정착을 위해 기존 대학을 운영 주체로 선정하고 설립 준비연도인 내년부터 5년간 대학원 재정의 70%를 지원할 예정이어서 대학 간에 뜨거운 유치 열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문화산업대학원 설립운영방안(안)’을 발표했다. 이어 문화부는 22일 서울 삼성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토론회를 열어 각 대학 교수와 기획실장으로부터 의견을 수렴, 이달 중 문화산업대학원 설립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연내에 ‘문화산업대학원’을 운영할 대학을 선정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설립준비에 착수한다.

 ◇어떻게 설립되나=설립 형태를 놓고 ‘신규’와 ‘기존 대학(법인) 활용’의 두 가지안을 고민해온 문화부는 해외 문화콘텐츠 선진국들이 문화산업 전문교육기관 설립에 열을 올리는 것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후자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대학원의 빠른 정착을 위해 내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재정의 70%를 지원하기로 해 관심이 집중된다. 문화부는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설립운영 주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운영주체로 선정되면 인재 양성의 중심에 설 수 있어 관련 대학들의 치열한 유치경쟁이 예상된다. 문화부는 운영 주체가 선정되는대로 설립추진위원회와 함께 교과과정 설계 및 교육콘텐츠 개발, 교수 확보 등 기초 교육기반을 마련하고 2007년부터 100명의 석사과정 학생을 선발하기로 했다. 전산 및 이공학, 예술 및 디자인, 인문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대학졸업자가 입학대상이다. 2009년에는 25명의 전임교수진을 확보하고 산업 현장 및 관련분야 전문가를 겸임교수로 활용해 프로젝트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교수진 중 40%는 외국인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교과과정은 △문화콘텐츠이론 전공 △인터랙티브 미디어 창작전공 △문화산업 경영전공 등이다.

 ◇발빠르게 움직이는 해외=해외 문화산업 강국은 이미 정부 주도로 문화산업 핵심리더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미 지난 86년부터 국립영상학교(FEMIS)를 운영해온 프랑스는 조만간 앙굴렘에 ‘국립 인터랙티브미디어 대학’을 설립해 비디오게임 산업의 리더 양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 도쿄예술대는 올해 애니메이션 제작자와 영화감독을 양성하는 영상대학원을 신설했고 게이오대학은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종합연구기관과 영화와 애니메이션 인력양성을 위한 대학원 과정을 설치했다. 영국도 국립영화방송학교를 통해 영화, 애니메이션, 기술감독 등 소수 고급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대학원의 필요성과 전망=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문화산업 인재양성 현황은 ‘풍요속의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음악, 게임, 방송, 영화 분야 정규 교육기관 수가 총 708개(고교 68, 전문대 197, 대학 267, 대학원 171)에 달할 정도로 양적으로는 늘어났지만 장르별 제작 기능인력 양성교육에 편중돼 있다. 특히 우수 교원이 절대 부족하고 프로젝트 기반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장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실제로 문화산업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수준과 졸업생 능력수준의 격차가 5점 만점에 1.1점이라는 실망스러운 조사결과도 나왔다. 때문에 업계는 단순 전문 인력 양성을 탈피해 문화산업의 기획력 강화와 신규 비즈니스 창출에 기여할 ‘문화산업대학원’의 설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술력은 세계수준이지만 창작 및 기획 능력 부족이 약점”이라며 “문화콘텐츠 산업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의 양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22일 문화콘텐츠센터에서 토론회를 열고 각 대학 교수와 기획실장으로부터 의견을 수렴, 이달 중에 문화산업대학원 설립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