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테마는 멀티미디어 기기다’.
컴퓨터 주변기기를 판매하며 국내 PC산업과 성장을 같이하던 PC주변기기 업계가 완제품 형태의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을 새롭게 노크하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지시스·스카이디지탈·유니텍전자·지엠씨 등 국내 대표적인 PC주변기기 업체들은 MP3플레이어를 비롯한 베어본PC·포터블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동영상 멀티미디어 기기를 차기 전략제품으로 정하고 전사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이 회사들은 단순 제품유통이 아니라, 관련 업체와 기술제휴를 맺고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하거나 직접 제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 ‘전면적인 사업다각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PC주변기기와 달리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은 신생 분야로 잠재력이 풍부한 데다, PC주변기기 유통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와 제품 선별력이 접목될 경우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PC주변기기 사업의 성장성은 물론, 유통사업에도 한계가 드러나면서 직접 제조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도 중요한 이유다.
디지시스 오태동 사장은 “시장성이 높은 분야라면 단연 멀티미디어 시장”이라고 꼽는가 하면, 유니텍전자 백승혁 사장 역시 “특히 MPEG4 기반의 휴대용 동영상 기기는 MP3플레이어를 잇는 분야로 잠재력이 높다”며 “PC주변기기는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이 계속 줄어들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신생 사업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스카이디지탈(대표 배정식)은 디빅스 플레이어를 차기 전략품목으로 정하고 연말까지 제품군을 선보이기로 했다. 현재 전문회사와 제휴를 맺고 공동 개발중이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내장한 형태의 휴대용 디빅스 플레이어로 가닥이 잡혀져 있다. 특히 이 회사는 PC주변기기 유통에 주력해 오던 사업영역을 개발 분야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아래 최근 기술인력을 보강하기도 했다.
케이스 및 전원공급장치 전문회사인 지엠씨(대표 김문철)는 내년 초 베어본PC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엠씨가 선보이는 베어본PC는 케이스 전문회사답게 미려하면서도 기능성이 가미된 디자인이 승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지엠씨는 “베어본PC는 가정용 홈씨어터를 꾸미는 메인PC가 될 것”이라며 “지엠씨가 내놓는 베어본PC는 기능은 물론, 케이스 디자인에서도 돋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유니텍 MP3플레이어’를 선보인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도 10∼11월경 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PMP)를 출시하면서 멀티미디어 분야를 전략적으로 키울 예정이며, 디지시스(대표 오태동)도 와콤 태블릿PC를 판매하는 쌓은 노하우를 살려 멀티미디어 기기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