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들이 정보기술(IT) 소재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면서 편광판·광확산필름·동박적층원판(CCL) 등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대등한 시장 입지를 구축하거나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는 등 선두 주자인 일본 업체 따라잡기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시장 경쟁이 이 같은 일부 품목에서 보호필름·OLED 소재·컬러밀베이스·블랭크마스크·연성동박적층필름(FCCL) 등으로 대폭 확대, 일본이 그동안 장악해온 IT 소재 시장에 대한 국내 업체의 세력 확대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거센 추격전=올해 5700억원 규모의 PDP필터 시장에서 삼성코닝·SKC 등에 이어 LG화학도 조직력과 자금력을 앞세워 이달부터 PDP필터 시장을 본격 공략하면서 국내 3사가 약 1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PDP필터 시장 진출 2년 만에 약 3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그동안 이 시장을 주도해온 아사히글라스·미쓰이화학 등의 일본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올해 2조3000억원 규모의 편광판 시장에선 LG화학이 20%(4800억원)를 점유, 선두 업체인 일본 니토덴코(40%)와 숨가쁜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회사 측은 “중대형 크기의 편광판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속적인 매출 성장으로 선두 업체였던 스미토모·산리쓰 등과 2위 그룹을 형성, 2년 내 선두 업체로 올라선다”고 밝혔다.
2000억원 규모의 올해 TFT LCD용 광확산필름 시장에선 SKC가 700억원의 매출목표를 달성, 스키모토 덴키·게이와 등의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가세한 코오롱도 올해 10%를 점유할 방침이어서 광확산필름 시장은 한·일 간 세력 다툼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밖에 CCL·드라이 필름 등의 경우 내수 시장에선 두산 전자BG·코오롱이 70∼80%를 장악하고 있고 해외 시장 선점 공략에도 나서는 등 주요 소재 업체들이 완제품 수출 과실의 일본 유출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시장 경쟁 확산=PCB의 주요 원자재인 아트워크필름용 보호필름 시장에 SKC가 국내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진출, 디모토 등 일본 업체와의 시장 경쟁 체제에 들어갔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보호필름은 까다로운 코팅 및 UV 투과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번 양산을 계기로 PCB업체를 적극 공략, 수입 대체에 나선다”고 밝혔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소재 시장도 한·일 시장 경쟁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LG화학 측은 “OLED 소재 생산 라인을 이달 말부터 본격 가동, 정공주입층(HIL)용 2종류·전자수송응(ETL)용 1종류 등 총 3종류의 OLED 핵심 소재 시장에 진출키로 해 일본 이데미쓰 코산과의 경쟁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LCD 핵심 소재인 컬러밀베이스도 전운이 짙게 깔리고 있다. 컬러밀베이스는 염료 및 안료의 분산 기술과 분광특성·내화학적 성질 등이 요구돼 스미토모·미쿠니컬러·도요잉크 등의 일본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네패스·펨텍 등 국내업체가 개발에 성공, 생산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연성인쇄회로기판 핵심소재인 FCCL 시장에도 LG화학·한화종합화학·새한마이크로닉스 등이 올해 본격 진출, 신일본제철·아리자와 등 선두 업체와 한판 대결을 벌이기 시작했다.
포토마스크 소재인 블랭크마스크·펠리클도 소형 제품에서 대형 제품으로 한·일 업체 간 경쟁이 옮겨가고 있다. 에스앤에스테크가 LCD용 대형 제품을 연말 양산키로 해, 호야·울코트 등 일본 업체와 경쟁을 벌인다. 일본 아사히카세이가 독점한 대형 펠리클 시장에도 최근 에프에스티가 진출,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
부품소재통합연구단 이덕근 소장은 “완제품 및 부품의 가격 경쟁력과 성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IT 소재”라며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설비 및 기술 투자로 국내 소재 산업 진영이 비로소 전열을 정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안수민·한세희기자@전자신문, smahn·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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